
"일선 경찰관의 일탈은 당연히 큰 문제죠. 다만 앞으로 모든 실종 사건을 검수하고 증거를 입력하라고 했을 때 업무량이 늘어 다른 사건 처리에 영향이 없는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제주 장미란씨(37)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을 계기로 경찰은 일선 담당자가 실종신고를 임의로 종결할 수 없도록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을 개편하기로 했다. 담당 형사과장 승인을 받아야만 종결 처리가 가능하도록 바꾸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선서에서는 업무량이 늘어날 뿐 아니라 아동이나 장애인, 치매 환자 등 수사력을 모아야 할 실종 사건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주요 실종 사건 때마다 경찰의 부실 대응 논란과 함께 경찰은 새로운 보완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에선 사건별 '맞춤 대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결국 이번에도 '땜질 처방'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보고 체계 바꾸고, 위험도 체크리스트 고쳤지만…
2015년부터 실종 수사는 일선서 여성청소년과(여성과)에서 맡았다. 그러나 2017년 9월 이른바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이 터지면서 허점이 드러났다. 이영학은 딸의 친구인 여중생을 유인해 추행 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 당시 신고를 받고 여청팀과 지구대 당직근무자가 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출동했다고 허위 보고가 이뤄졌다. 특히 당시 이씨는 다른 혐의로 형사과의 내사를 받고 있었지만, 실종 사건을 맡은 여청과와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당시 경찰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이 사건으로 담당 경찰관 9명이 징계를 받았다. 법원은 경찰 과실을 인정해 1억8000만원의 국가 배상을 판결했다. 이에 경찰은 실종자 수색과 함께 범죄 혐의점 수사를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범죄로 의심될 경우 경찰서장에게 즉시 보고하도록 수사 체계를 개선했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2년 뒤인 2019년 5월 제주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고유정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전 남편의 가족이 실종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전 남편이) 성폭행을 시도했고, 먼저 펜션을 빠져나갔다"는 고씨 진술만을 믿고 사건 현장인 펜션 수색을 하지 않았다. CCTV 확보 등도 늦어져 결국 이 사건은 '시신 없는 살인 사건'으로 기록됐다.
이 사건으로 담당 경찰관 9명이 징계를 받았다. 법원은 경찰 과실을 인정해 1억8000만원의 국가 배상을 판결했다. 이에 경찰은 실종자 수색과 함께 범죄 혐의점 수사를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범죄로 의심될 경우 경찰서장에게 즉시 보고하도록 수사 체계를 개선했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2년 뒤인 2019년 5월 제주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고유정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전 남편의 가족이 실종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전 남편이) 성폭행을 시도했고, 먼저 펜션을 빠져나갔다"는 고씨 진술만을 믿고 사건 현장인 펜션 수색을 하지 않았다. CCTV 확보 등도 늦어져 결국 이 사건은 '시신 없는 살인 사건'으로 기록됐다.
이에 경찰은 실종자 분류 체계를 위험도에 따라 세분화하고, 강력범죄 연관성을 신속하게 확인해 대응하도록 매뉴얼과 위험도 체크리스트를 새롭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2년이 흘러 2021년 4월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의대생 손정민씨가 실종돼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유족은 경찰 수사를 불신해 검찰에 진정을 냈다. 최종적으로 타살 혐의점이 없었으나, 경찰은 이듬해인 2022년 실종수사는 형사과, 데이트 폭력 수사는 여청과가 담당하도록 업무를 조정했다.

전국 1, 2급 경찰서의 23%는 실종 전담수사팀 없어
경찰은 주요 실종사건을 거치면서 보고체계를 바꾸고, 위험도 체크리스트를 새롭게 만드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했지만, 이번엔 담당 수사관이 신고를 허위로 종결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3년간 접수된 실종신고 32만여 건에 대해 오는 11월까지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담당 형사과장 승인을 받아야 종결이 가능하도록 시스템 개편도 추진한다.
이에 일선서에서는 '업무 과부하'를 우려한다. 수도권의 한 경찰서 형사과장은 "우리서는 실종사건 접수가 많아 전담 수사 인력이 있지만, 지방은 전담팀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근본적으로 인력 충원이 안 되는 상황에서 실종신고 한 건 한 건을 제대로 조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국 실종사건 담당 경찰관은 779명이다. 올해 1~7월 실종 사건이 7만6723건 접수된 점을 비춰보면 1인당 평균 98.4건을 처리한 셈이다. 문제는 실종 전담수사팀이 설치되지 않은 1·2급서가 전체 191곳 중 44곳(23.0%)에 이른다는 점이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성인 실종 사건의 99%가 한 달 이내에 해소되지만, 그 외 아동, 장애인, 치매 환자 등의 실종은 장기 수사가 불가피하다"며 "실종 아동 한 명을 찾기 위해 수사팀이 몇 달씩 추적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지금 인력으로 성인 가출인 수사 관리만 강화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선서에서는 '업무 과부하'를 우려한다. 수도권의 한 경찰서 형사과장은 "우리서는 실종사건 접수가 많아 전담 수사 인력이 있지만, 지방은 전담팀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근본적으로 인력 충원이 안 되는 상황에서 실종신고 한 건 한 건을 제대로 조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국 실종사건 담당 경찰관은 779명이다. 올해 1~7월 실종 사건이 7만6723건 접수된 점을 비춰보면 1인당 평균 98.4건을 처리한 셈이다. 문제는 실종 전담수사팀이 설치되지 않은 1·2급서가 전체 191곳 중 44곳(23.0%)에 이른다는 점이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성인 실종 사건의 99%가 한 달 이내에 해소되지만, 그 외 아동, 장애인, 치매 환자 등의 실종은 장기 수사가 불가피하다"며 "실종 아동 한 명을 찾기 위해 수사팀이 몇 달씩 추적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지금 인력으로 성인 가출인 수사 관리만 강화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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