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에서 실종신고 뒤 허위 종결 처리돼 파문을 일으킨 장미란씨(37) 사건과 관련해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24일 오전 발견됐다. 같은 날 장씨 추정 시신을 발견하기 직전 제주경찰청은 실종 신고가 된 60대 실종자 A씨 시신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2일에는 실종 신고 된 또 다른 60대 B씨 시신을 발견했다. 사흘 새 세 명의 실종자 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이 중 첫 번째 장씨 사건과 세 번째 60대 B씨 사건은 같은 경찰관 부 모 경장이 실종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음에도 마치 연락이 닿은 것처럼 가족들을 속여 허위 종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지금까지 확인한 결과 부 경장이 실종 신고를 접수해 처리한 사건은 총 298건인데, 허위 종결한 사건은 장씨와 B씨 사건 외에 한 건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부 경장을 직무유기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긴급체포했으나, 법원의 체포적부심사에서 긴급체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풀려났다. 경찰은 실종사건뿐 아니라 실종사건 허위 종결 수사마저 부실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24일 오전 10시 46분께 제주 한림읍 숲에서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 실종 신고 접수 101일 만에 장씨 추정 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시신을 발견한 장소는 장씨가 머물던 한림항 인근 숙소에서 약 1㎞, 도보로 약 15분 거리로 알려졌다.
장씨는 지난 5월12일 숙소를 나선 뒤 행적이 끊겼다. 같은 달 15일 오후 6시43분 장씨 남자친구가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사건을 접수한 제주서부경찰서 형사과 실종수색팀 부 경장은 신고 접수 2시간 26분만인 오후 9시16분 사건을 종결했다. 당시 부 경장은 장씨 남자친구에게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 장씨가 무사한데,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를 원치 않는다"는 취지로 설명한 뒤 종결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장씨의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토대로 한림항 주변을 수색하다가 부 경장이 사건을 종결 처리하자 수색도 중단했다.
그러나 장씨 가족들은 이후에도 장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달 19일 다시 신고했고, 경찰 조사 결과 부 경장이 장씨와 통화한 사실이 없음에도 허위로 사건을 종결한 사실이 드러났다. 뒤늦게 경찰은 지난 20일부터 하루 평균 140여 명의 경찰을 투입한 끝에 닷새 만에 장씨 추정 시신을 발견했다.

60대 실종자 B씨 가족은 장씨 사건을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한 뒤 지난 21일 재신고를 한 끝에 하루 만에 B씨 시신을 찾게 됐다. B씨 가족은 지난달 2일 오후 6시2분 처음 B씨 실종신고를 했다. 이어 5시간 36분 뒤인 같은 날 오후 11시38분 부 경장에게서 "연락이 닿았지만, 자신의 위치를 알리길 원치 않는다"는 취지의 얘기를 들었다. 부 경장은 장씨 사건과 마찬가지로 허위 사실을 알린 뒤 사건을 종결한 것. 장씨 사건이 보도된 뒤 B씨 가족은 지난 21일 경찰에 재신고했고, 수색 하루 만인 지난 22일 제주 구좌읍 송당리 해안에서 B씨 시신을 발견했다.
이와 별개로 제주경찰청은 24일 오전 9시 35분쯤 제주 애월읍 무수천 일대에서 실종 신고된 A씨 시신도 발견했다. 경찰은 A씨 사건은 장씨나 B씨 사건과 달리 부 경장이 담당한 사건이 아니라고 밝혔다. 정상적인 실종신고 이후 수색 과정을 거쳐 12일 만에 시신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부 경장을 지난 22일 긴급체포했다. 이에 부 경장을 체포적부심사를 신청했는데, 제주지법은 24일 '부 경장 소재가 파악되고 있어 사전에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체포적부심을 인용해, 부 경장은 석방됐다. 긴급체포 요건에 맞지 않는 만큼 체포영장을 신청했어야 한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부 경장이 처리한 (실종) 사건이 298건"이라며 "(장씨와 B씨 사건 외에 셀프 종결 사건이) 한 건 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씨와 관련해 "공식 부검은 되지 않았으나 제주청장에게 보고받은 바로는 극단적 선택으로 보고 받았고, 타살을 의심할 만한 흔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담당자가 사건을 종결할 수 있어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며 "시스템 개선 전까지 수기로 팀장과 과장 결재 후에 종결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종결된 전체 실종신고 사건에 대해 '셀프 종결'은 없는지 전수 조사에 나섰다. 경찰청 '연도별 실종아동 등 가출인 접수 및 해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8세 이상 실종 신고 사건은 7만814건에 이른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이날 "이번 사태를 경찰이 뼈를 깎는 자성과 쇄신의 계기로 삼아 수사의 완결성과 공정성을 확보하여 국민의 신뢰를 조속히 회복하라"며 ▲전국 실종사건 전수조사 및 불법·부당처리 일벌백계 ▲실종사건 처리·종결 담당자 분리 등 실종수사 관리체계 재정비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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