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금융위원회와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매입임대사업의 핵심은 LH가 인수하는 PF 사업 부지의 매입가를 높이는 것이다. LH는 공사비 상승분을 반영한 원가법을 적용 시 감정평가 대비 평균 15% 높은 매입가를 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LH 진주 사옥 /사진 제공=LH


정부가 청년·신혼부부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을 인수키로 했다. 부실 PF 사업장에 금융지원을 해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동시에 주택공급 효과를 꾀하려는 것이다.

PF 경색으로 자금난에 봉착한 사업 부지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인수한 후 이를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매입임대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골자다. 관건은 매입 적정가격이다. 그동안 PF 사업자와 LH간 매도·매수 희망가격의 차이로 난항을 겪어온 매입임대사업에서 정부는 공사비 상승분을 반영해 매입가를 높이도록 했다. 문제는 이때 LH가 떠안아야 하는 공공부채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사비 상승, 임대료는 '동결'…적자 구조 난관

코로나19 이후 2020년대부터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고금리가 상황까지 더해지면서 PF 부실이 급증했다. 지난 26일 금융위원회와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매입임대사업의 핵심은 LH 매입가를 높이는 것이다. LH는 공사비 상승분을 반영한 원가법을 적용 시 감정평가금액 대비 평균 15% 높은 매입가 책정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했다.



임대료를 인상할 경우 공공주택 운영 목적이 약화되기 때문에 시세 대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LH는 취득 원가에 최소 관리·운영비를 더하고 개발이익을 배제해 시세보다 낮은 공급가격으로 공공임대를 유지해 왔다. 이익 추구가 아닌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이 공공주택사업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매입가는 비싸게 내고 임대 수익은 낮게 거두는 구조 탓에, 사업을 진행할수록 공공부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LH의 지난해 말 부채는 173조6567억원으로 전년(160조1055억원) 대비 13조5512억원(8.5%)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217.7%에서 230.8%로 높아졌다.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에 따른 공공임대사업과 부실 PF 사업 인수, 토지 보상을 위한 공사채 발행이 부채의 주원인이다.

공공임대주택을 비롯한 주거복지사업이 확대되면 LH가 감당해야 하는 공공부채는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재정경제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국정감사에서는 공공기관의 '부채비율 관리'를 지속해서 요구해 왔다. 이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공공임대사업의 적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재정 투자를 늘리려는 시도도 있다.



LH는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라 공공임대주택 건설·매입 비용을 출자금으로 지원받아 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 납입자본금은 50조4006억원(2025년 6월 기준)이다. 국회는 2024년 LH의 법정자본금을 50조원에서 65조원으로 증액한 한국토지주택공사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정부는 이번에 LH의 토지확보지원금 비율을 기존 70%에서 최대 80%로 늘렸다.

공공기관 관계자는 "지금까지 LH는 개발·분양수익으로 공공임대 손실을 메우는 교차보전 구조를 유지했지만 정부가 추진한 LH 조직개편에서 수익 구조를 분리할 수 있다"면서 "공공부채를 관리회사로 이전하면 개발사업의 부채비율은 낮아질 수 있지만 전체 빚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임대 수익으로 유지관리비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정부 출자나 보조금이 더 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오는 9월 발표하는 LH 개혁에서 수익 구조 문제를 포함할 예정이다.

LH는 다음 달 15일 금융감독원이 개최하는 PF 부실사업장 매각설명회에 참여, 매입임대사업 설명회를 실시할 계획이다. 관심 있는 사업주들을 대상으로 LH 현장 상담을 진행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리스크와 자금 경색으로 도산 위기에 놓인 현장들이 많았는데 가격 조건이 맞는다면 숨통이 트일 것"이라면서 "그동안 낮은 매각 가격으로 손실을 감수하지 못해 버텼던 사업자들이 가격 조정에 따라 매각을 검토할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