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옥 국가데이터처 가계수지동향과장이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2/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지급한 '고유가 피해지원금' 덕에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늘고 소득 분배지표가 개선됐다. 하지만 소비지출은 그만큼 늘지 않았고,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근로소득은 오히려 줄었다.

27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29만5000원으로 전년동분기보다 4.5% 늘었다.



소득 증가를 이끈 건 정부 지원금이다. 가구소득 증가액 23만원 가운데 15만8000원(68.7%)이 이전소득에서 나왔다. 4월부터 지급된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여기 포함됐다. 전체 이전소득은 20.4%, 공적이전소득은 27.6% 급증했다.

지원금 효과는 저소득층에서 두드러졌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8만3000원으로 7.5% 증가했다. 전체 분위 중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반면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소득은 1115만원으로 3.8% 늘었지만 근로소득은 오히려 1.7% 줄었다.

박순옥 국가데이터처 가계수지동향과장은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공적이전소득으로 반영되면서 모든 분위에 영향을 줬다"며 "특히 1분위의 소득 증가에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득의 '질적인 측면'을 보여주는 지표는 좋지 않았다. 소득의 근간인 근로소득은 321만8000원으로 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물가 상승분(3.0%)을 반영한 실질근로소득은 전년동분기보다 2.1% 줄었다. 2분기 기준으로 2020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2분기 임금근로자 수가 전년보다 7만9000명 줄고 기업의 임금상승률이 둔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박 과장은 "1분기에 임금근로자 수 증가 폭이 둔화하다가 2분기에는 감소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소비도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3만2000원으로 명목 기준 3.4% 증가했으나 물가 상승분(3.0%)을 반영한 실질 소비지출은 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직전 분기 증가율(3.1%)보다 크게 낮아졌다. 소비지출은 가정용품·가사서비스(17.9%), 오락·문화(7.6%), 음식·숙박(3.5%) 등에서 늘었고 교통·운송(-0.5%), 주류·담배(-2.2%)에서 줄었다.

소득 분배 지표는 개선됐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4.97배로 전년(5.45배)보다 0.48배포인트 낮아졌다. 2007년 이후 최저치다. 다만 분배지표가 추세적으로 개선되는 것인지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이번 지표에는 계절적 특성, 1분위의 고유가 피해지원금 증가, 근로소득 둔화가 함께 영향을 미쳤다"며 "분배 개선이 일시적 현상인지 추세적인지는 향후 흐름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