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가 국군사관학교 창설 관련 공청회를 열었지만 3군 사관학교 총동창회 등 반대측의 반발만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방부가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창설 근거 설득력 높이기 ▲숙의를 위한 입법 속도 조절 ▲국군사관학교 창설과 현 체제 아래 개혁안과의 비교 분석 등 3가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날 열린 공청회 관련 질의에 "(앞으로) 국민의 목소리를 더 듣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국방부의 입장이나 논리가 반복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달) 기본 계획을 발표한 이후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오는) 10월쯤 상세 계획을 발표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며 "의견 수렴 과정이기 때문에 기본 계획과 동일하다고 느끼셨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가 전날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연 국군사관학교 창설 관련 공청회에서 3군 사관학교 총동창회 측은 정부의 설명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김홍철 국방부 정책실장의 발표 내용이 지난달 발표된 국군사관학교 창설 기본계획과 사실상 동일했고 총동창회 측이 요구했던 자료 제공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참석도 이뤄지지 않았다. 안 장관은 비공식 일정을 이유로 공청회에 불참했다.
국방부가 3군 사관학교 총동창회와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군사관학교 창설 근거의 설득력을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부가 공청회에서 제시한 3군 사관학교 통합 필요 근거 가운데 하나로 제시된 육·해군 사관학교 건물 노후화 등은 예비역 장교들과 학부모들의 반발을 불렀다. 국방부는 ▲전쟁 양상 변화 ▲학령인구 감소 ▲미래전 대비 등 3가지를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총동창회 측은 국방부의 주요 근거들이 3군 사관학교 통합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윤원식 육사총동창회 본부장은 [시대]와의 통화에서 "공청회에서 국방부가 제시했던 근거인 전쟁 양상 변화와 미래전 대비 등은 미래 강군 건설을 위해 나아가야 할 일반적인 이야기"라며 "국군사관학교를 만든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상근 카이스트 미래기술환경예측·분석센터 연구부교수는 "미래전은 중앙집권형에서 분산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뭉치기보다 분산하면서 소부대 단위로 싸우는 형태가 많다"며 "각 군에 있는 예하 소부대 단위가 잘 융합된 협동 전투가 활발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 군의 특성화 부대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미래전 대비에 필요한데 3군 사관학교 통합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조 교수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야 한다는 국방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기초 학문을 다루는 곳이라면 그런 논리가 통하겠지만 3군 사관학교는 특수 목적의 대학교다"라며 "미래전에 대비하려면 각 군에서 특성화된 소부대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학교별로 특성화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입법의 속도 조절을 통해 숙의할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본부장은 "올해 안에 국군사관학교 설치법도 제정한다는데 속도가 말이 안 되게 빠르다"며 "의견을 나누고 고민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 7월 3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창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국민 의견을 수렴해 오는 10월 국군사관학교 창설 세부 계획안을 마련하고 올해 12월까지 설치법 제정을 추진해 캠퍼스 구축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전제로 추진하기보다 현재 3군 사관학교 체제 아래 개혁안 등 여러 방안을 놓고 비교·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온다.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사관학교 교육개혁 분과에서는 2년은 육군사관학교에서 3군 생도들이 공통 교육을 받고 나머지 2년은 각 사관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정부 반대로 백지화된 바 있다.
윤 본부장은 "2+2 대안이 나왔을 때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해당 분과가 오랜 시간 고민해서 내린 대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부도 국군사관학교 창설만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군사관학교 창설과 3군 사관학교 체제 아래 개혁하는 방안을 놓고 비교·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서 국방부에 공청회 전까지 자료를 요청했지만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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