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LB그룹이 주요 신약 허가를 앞두고 계열사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구개발(R&D) 중심으로 확장해온 조직을 세포치료, 생산·유통, 신약개발 등 기능별로 정비해 상업화 체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LB이노베이션은 HLB생명과학이 보유한 HLB셀 지분 99.3%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다. 그룹 내 세포치료 사업 역량을 HLB이노베이션 중심으로 일원화하기 위한 조치다.
HLB이노베이션은 미국 자회사 베리스모 테라퓨틱스를 통해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HLB셀 편입이 완료되면 베리스모가 후보물질 개발과 글로벌 임상을 담당하고, HLB셀은 세포 분리·배양 기술과 생산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내 연구개발과 아시아 사업화를 지원하게 된다.
이번 개편은 M&A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HLB그룹의 사업 전략과 맞닿아 있다. HLB그룹은 유망 파이프라인과 연구개발 조직을 보유한 기업들을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해왔다. 상장 계열사가 사업 기반과 자금을 제공하고 자회사가 신약 개발을 수행하는 구조가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HLB와 엘레바 테라퓨틱스, HLB이노베이션과 베리스모 테라퓨틱스, HLB테라퓨틱스와 리젠트리 등이 각자의 역할을 맡고 있다. HLB이노베이션과 HLB테라퓨틱스는 각각 반도체 리드프레임, 콜드체인 사업을 기반으로 연구개발 자회사를 지원하고 있다.
그룹 규모가 커지면서 사업 성격에 따른 역할 재정비가 이어지고 있다. HLB는 지난해 HLB사이언스를 흡수합병해 신약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했다. HLB생명과학이 보유했던 의약품 유통업체 신화어드밴스는 HLB제약으로 옮겨 생산·유통 기능을 통합했다. HLB제약은 향남 신공장 투자를 통해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HLB생명과학은 올해 저수익 OEM 사업을 중단한 데 이어 HLB셀까지 이관하며 의료기기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인체용·동물용 주사기 판매 확대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기반 강화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재편이 마무리되면 HLB는 신약개발, HLB이노베이션은 세포치료, HLB제약은 생산·유통을 담당하는 구조가 한층 명확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주요 신약 허가를 앞두고 연구개발 조직을 상업화 체제로 전환하는 작업으로 보고 있다. 신약 기업의 경쟁력이 허가 이후 생산과 공급, 판매 역량에서 판가름 나는 만큼 계열사별 기능을 선제적으로 정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에는 주요 파이프라인 성과가 가시화할 전망이다. 엘레바 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담관암 치료제 리라푸그라티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우선심사를 받고 있으며 9월27일 허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제조품질관리(CMC) 문제로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던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재신청을 준비 중이다.
HLB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도 M&A 이후 사업 구조를 재편하며 효율성을 높이는 과정을 거친다"며 "그룹 규모가 커진 만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정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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