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성 기자 = 피터 한 시그마체인 글로벌 이사가 10일 오후 서울 명동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명동 호텔에서 새로운 싸이월드의 출발을 상징하는 메시지로 '더 리턴 오브 싸이월드(The Return of Cyworld)'와 '싸이월드 3.0'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200만명의 추억을 되살리겠다며 '싸이월드 3.0'을 내건 블록체인 기업 시그마체인의 자금력과 기술력이 검증대에 올랐다. 블록체인 검증 특허는 등록료를 내지 않아 이미 소멸했고, 데이터 복원 비용과 인수 적법성을 놓고도 공방이 이어진다.

시그마체인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싸이커뮤니케이션즈(싸이컴즈)로부터 싸이월드 지식재산권(IP) 라이선스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회원 3200만명의 사진과 글 등 170억건 3.8페타바이트(PB) 데이터를 복원해 오는 10월 베타서비스, 2027년 상반기 정식 서비스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미니홈피 콘텐츠를 대체불가토큰(NFT)으로 전환하고 수익을 이용자 40%, 크리에이터 40%, 플랫폼 20%로 나누는 모델을 제시했다. 결제 수단인 도토리는 금융권 스테이블코인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31일 특허청에 따르면 시그마체인이 2018년 4월 출원해 이듬해 1월 등록한 '블록체인 기반 블록 검증 방법' 특허는 등록료 불납으로 소멸등록됐다. 1~3년 차 등록료 7만2000원을 낸 뒤 연차료를 내지 않았다. 2020년 10월 법원 압류가 등록됐다가 2021년 7월 말소된 이력도 있다.

보유한 블록체인 특허 6건 가운데 권리가 유지되는 것은 2건이다. 본인인증 관련 2건은 심사청구 없이 취하됐고 1건은 등록결정 상태다. 등록결정은 설정등록료를 내야 권리가 설정되므로 등록 완료와 다르다. 회사가 내세우는 초당 30만 트랜잭션(TPS) 처리 성능도 한국인정기구(KOLAS)가 직접 인증한 것은 아니다. 2018년 9월 KOLAS 인정 공인시험기관인 와이즈스톤 ICT시험인증연구소가 시험성적서를 발급했다.
시그마체인의 블록체인 기반 블록 검증 방법 특허가 소멸 등록됐다. /사진=특허청 캡처


자금과 복원 인프라도 시험대에 올랐다. 시그마체인은 대구 동구 신천동의 한 공유오피스에 본점을 두고 있다. 회사는 개발자 20여 명으로 복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간담회에서 복원 방식을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싸이월드 인수를 공식화하기 한 달 전인 지난달 13일에는 34억5000만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등기부상 자본금은 30억원에서 지난해 5월 60억원, 11월 증자를 거쳐 61억7500만원이 됐다. 회사는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대기업 클라우드 이용료는 지난해 정산했으나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미납금이 일부 남아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김호광 베타랩스 대표(전 싸이월드제트 대표)는 간담회장에서 "서버를 사는데 약 8억, 방화벽 올리는 데 10개월 동안 50억, 보안 장비 올리는 것만 수억원이었다"고 했다. 방화벽 없이 3.8PB 데이터를 복원하면 해킹 위험이 크다는 이유다. 그가 추산한 복원 자금은 60억원 안팎으로 회사 자본금과 맞먹는다.

전문가 판단은 갈린다. 윤주범 세종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데이터를 암호화해 저장한 것을 복원하면 다 자동화되는 것이라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며 하드디스크나 SSD 등 저장 공간의 시간과 비용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방화벽은 외부 침입을 막는 장치여서 데이터 복원과는 상관없다고도 했다.

법적 위험도 남아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시그마체인이 싸이월드 브랜드를 앞세워 미상장 가상자산 라이젠(Rysen) 코인 매수를 권유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곽도영 시그마체인 대표를 '싸이월드 이용 기망적 투자유인 행위'로 대구동부경찰서에 진정했다. 시그마체인은 해당 오픈채팅방이 공식 채널이 아니라고 반박한 뒤 18일 김 대표를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인수 자체를 둘러싼 다툼도 진행형이다. 지난 2월 대법원은 싸이월드제트가 베타랩스에 약 137억원을 반환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확정했고, 김 대표 측은 이를 근거로 싸이월드 도메인 가압류 결정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대표 도메인 cyworld.com은 시그마체인이 아직 넘겨받지 못했다. 회사는 모든 인수 절차를 법률 검토를 거쳐 적법하게 마쳤다는 입장이다.

싸이월드는 1999년 출발해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 인수 뒤 전성기를 누렸고 2019년 서비스를 중단했다. 2021년 싸이월드제트가 사업권을 넘겨받아 이듬해 재오픈했다 자금난으로 멈췄고, 2024년 11월 싸이컴즈가 사업권과 자산을 인수했으나 재출시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이 네 번째 부활 선언이다.

시그마체인 측은 논란과 관련한 질의에 "별도로 답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