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열린 오토차이나 포니.ai 부스의 모습. /로이터=뉴스1


중국 자율주행 기업 포니.ai가 국내 기업과 손잡고 2028년까지 무인 로보택시 200대 도입을 발표하면서 국내 자율주행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 중심의 시장인 만큼 산업적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3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포니.ai는 코스닥 상장사 포니링크의 자율주행 사업 자회사 퓨처링크와 함께 베이징자동차그룹(BAIC) 계열 아크폭스 알파 T5를 기반으로 한 '7세대 로보택시' 10대를 자동차관리법상 자기인증 절차를 밟기 위해 들여온다. 인증을 마치면 1년 이내에 190대를 추가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합작법인(JV) 설립도 함께 추진하지만 지분율과 출자 비율은 추후 확정한다.



주목되는 것은 가격이다. 7세대 자율주행 키트의 부품 원가는 직전 세대보다 70% 낮다. 포니.ai는 2027년 중반까지 중국 시장 기준으로 자율주행 키트와 기본 차량을 합한 총원가를 23만위안(약 4700만원)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들은 주로 현대차의 아이오닉 5·코나 일렉트릭 등에 라이다와 카메라 등 각종 센서를 붙여 테스트카를 제작해 운영한다. 대당 가격은 1억5000만~3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과거 중국산 전기버스의 저가 공세 사례처럼 국내 시장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까지 중국산이 점령할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면 앞으론 국내 제조업 보호차원에서 봐야 한다"며 "마치 검증 안 된 외국인에게 택시 운전 맡기는 것과 같은 개념인 데다 자율차 1만대가 한꺼번에 시내 도로에 정지되는 상황을 가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산 자율주행차가 국내 도로를 달린다. 사진은 (왼쪽부터) 남경필 퓨처링크 회장, 제임스 펑 포니.ai 회장, 차두원 퓨처링크 대표. /사진=퓨처링크


관련 업계에선 국내 자율주행 생태계에 대한 정부의 더 많은 관심을 요구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 발전을 위한 명확한 법적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상황인 만큼 데이터 유출 및 해킹 방지를 위한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술적 검증과 책임 소재 규명을 통한 산업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영석 원주 한라대학교 미래모빌리티공학과 객원교수는 "자율주행차의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며 "자율주행 전용 책임 보상 제도를 도입하고 행정적 불안 해소를 통한 공공 실증 사업의 원활한 운영을 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산 자율주행차의 데이터 해외 유출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인 만큼 기술적 검증과 기업의 입증 책임을 통한 보안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무조건적인 배제보다는 처벌 규정 마련을 통한 체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중국산 자율주행차가 수집하는 데이터 처리 방식을 둘러싼 우려도 나온다. 7세대 로보택시는 라이다 9개를 포함한 센서 34개로 주변 환경을 3차원으로 인식하는데, 이 과정에서 도심의 주요 시설이 함께 촬영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국가정보법은 자국 기업과 개인이 정보기관의 정보 활동에 협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퓨처링크 측은 "국내 법규를 준수하는 것은 물론 서버의 현지화 전략도 유지한다"며 "포니.ai가 해외 시장에서 상용화 사업을 진행할 때 적용하는 기본 원칙은 현지에서 발생한 모든 데이터를 해당 국가와 지역에 저장하는 것"이라고 데이터 유출에 선을 그었다.

택시업계와의 협력 방안도 과제로 꼽힌다. 퓨처링크는 안전운전자가 필요한 초기 단계에 기존 택시기사가 참여하고 택시업체가 차량 운영을 맡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자체 유상운송 가이드라인과 상생 기금 등 구체적인 중재 모델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퓨처링크 관계자는 "법인택시와 개인택시 모두 자율주행 수요가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운송 수익을 공유하는 등 상생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가장 중요한 건 인증이고 이후 로보택시 상용화를 추진하면서 사회적 기금 운영 계획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