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홍 후보자는 빠르면 다음 달 중순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부의 주택공급방안 후속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뉴스1


이재명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와 용산공원 개발 방안이 막히자 경기도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주택공급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다음 달 발표할 7만3000호 규모 신규택지의 무게중심도 경기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31일 국토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신임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홍지선 국토부 2차관을 지명했다. 홍 후보자는 취임과 동시에 8·13 주택신속공급방안의 후속조치인 공공택지 7만3000호 발표를 이어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는 다음 달 2~3일 국회에 인사청문을 요청할 예정이다. 청문 절차가 순탄하게 진행되면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2주 안에 청문보고서가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7월 월세비중 68.3%, 전월세난 심화

국토부가 이날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수도권 착공은 7만7894호로 전년동기(7만6339호)보다 2.0% 늘었지만 준공(입주)은 7만1204호로 전년동기(11만6159호)보다 38.7% 줄었다. 9월 서울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도 3400여가구로 전월보다 20%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미래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지만 지금 당장 들어가 살 집을 구하기는 어려워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입주 물량이 줄어들면 전월세난이 더 심화되는 문제가 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거래(보증부월세·반전세 등 포함) 비중은 68.3%를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6.5%포인트 증가했다. 연도별로 7월 기준 월세 비중은 ▲2022년 51.5% ▲2023년 55.0% ▲2024년 57.3% ▲2025년 61.8% 등으로 지속해서 상승했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23만호+α를 공급하겠다고 밝히며 2만7000호를 지을 부지로 우선 서울 강서구와 경기 남양주·광주 등을 공개했다. 나머지 7만3000호는 입지를 밝히지 않은 채 후속 발표 대상으로 남겨뒀다. 여기에 이달 초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부담 가중 등 내용의 세제개편안이 더해지며 주택난은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다.



문제는 공급처 확보다. 용산공원(용산기지) 부지는 국민 공론화와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추후 발표될 7만3000호 부지 후보에서 일찌감치 빠졌다. 그린벨트 해제 역시 서울시와의 협의가 관건으로 꼽힌다. 서울시가 대안으로 제시한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는 이전 부지 선정의 어려움으로 추진이 불투명해졌다.

이 때문에 홍 후보자가 취임한 후 이끌게 될 2기 국토부가 경기도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시는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시장이, 경기도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지사가 이끌고 있다. 정부로서는 협조를 구하기 까다로운 용산·그린벨트·탄천 등을 관할하는 서울시 대신 협조를 구하기가 한결 수월한 경기도 관할의 하남이나 고양 등지에서 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한 부지 확보를 택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것이다.

2026년 7월 주택건설실적 /그래픽=국토교통부


시차해소가 관건, 빌라값도 상승세

분당 신도시 재건축 사례를 보면 추후 발표될 7만3000호가 결코 작은 물량이 아니다. 1990년대 조성된 분당 신도시는 10만~11만가구 규모다. 다만 여건이 정부와 여당에 우호적이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정부는 전월세난에 대응해 내년 청년미래보금자리론(빌라론)을 출시하고 4억원 이하 빌라 구입 시 집값의 최대 80%를 저금리로 지원하기로 했다. 아파트보다 문턱이 낮은 빌라로 수요를 분산시켜 8·13 대책에 따른 주택공급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서다. 그러나 강남3구와 용산 등 도심 빌라 매매가는 이미 평균 6억~8억원에 달해 지원 대상에서 벗어나 있어서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외곽에서는 현재 2억~3억원대 빌라값이 대출 한도인 4억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민 주거공간인 빌라마저 가격이 밀려 올라가면 정책 취지와 반대로 서민 주거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한편 이날 홍 후보자는 정부세종청사 첫 출근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수도권 주택시장 불안에 대해 "주택정책은 국민 생활과 시장 기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발표한 주택 공급을 신속히 이행하고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 실행력 있게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선호 입지에 양질의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겠다"며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에도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