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로 경찰의 수사 책임이 커지면서 경찰 통제와 수사 역량 제고와 관련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화와 독립 감찰기구 신설 등이 대안으로 제시된 가운데 피해자 보호 공백과 수사 전문성 강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찰의 민주적 통제 및 경찰수사 혁신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민주당 소속 김영진 국회 행정안전위원장과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 등 공 동주최 의원들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참석했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했다. 검사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최근 장미란씨 실종 사건의 허위 종결과 장윤기 사건의 부실수사 논란 등이 잇따르면서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외부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졌다.
이 의원은 "권한의 비대화는 곧 책임의 무게를 의미한다. 경찰의 권한이 강화된 만큼 권력 남용과 부실 수사, 내부 비리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불안감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지금이야말로 경찰 권한 확대에 상응하는 견고한 민주적 통제 장치를 마련하고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경찰 수사를 전면 혁신해야 할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국가경찰위원회를 실질적인 외부 통제기구로 재편하는 방안이 핵심 의제로 제시됐다. 유승익 명지대 교수(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는 ▲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 ▲경찰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 신설 ▲경찰청장 외부개방형 임용 ▲국가수사본부장 국회 인사청문회 도입 등 4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강소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통제기관 자체에 대한 견제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중요한 것은 통제 권한의 확대 자체보다 누가 무엇을, 어디까지 통제하고 그 통제기관은 다시 누구에게 책임질 것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경찰위원 추천 주체를 국회와 행정부, 민간으로 다원화하고 교차 임기를 도입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피해자 보호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은 "이 조항들만으로 검사의 수사권 폐지에 따른 피해자 보호의 공백이 메워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피해자가 스스로 기록을 확보하고 불복 논리를 만들어야 하는 '셀프 구제'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공감했다.
서 부회장은 특히 성폭력·아동학대 등 사회적 약자 사건과 관련해 "수사가 미진할 때 피해자를 위원회 앞에 다시 세우는 구조는 수사 완결성의 부담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사회적 약자 사건 특별관리의 본체는 사후 심의가 아니라 처음부터 제대로 된 수사"라고 강조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통제 강화와 함께 수사경찰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영철 경찰청 자치경찰기획단장은 "그동안 검사 중심 수사 체제에서는 경찰 수사가 상대적으로 보조적·종속적 지위에 머물러 수사경찰의 발전 경로가 구조적으로 제약될 수밖에 없었다"며 "수사경찰에 대한 인사 우대도 과감하게 고민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수사공보 체계 재정비도 주문했다. 그는 "과거 수사기관에서 언론과 과도하게 유착하거나 특정한 목적을 위해 수사 정보를 단계적·선택적으로 흘려 불공정한 여론이 조성되는 사례가 왕왕 있었다"며 현행 수사사건 공보규칙을 재점검하고 수사 분야 공보 전문가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 직무대행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경찰 수사에 요구되는 역할과 책임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며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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