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도 국민의힘에 내부 결집을 당부했다. 국민의힘이 실질적 결집을 이루려면 ▲당 운영을 둘러싼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의 공감대 형성 ▲비당권파 포용 ▲계파를 초월한 공동 목표 설정 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에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 "당이 분열됐다고 하지만 원래 어려울 때 시끄러운 법"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지혜롭게 협력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의 요청으로 성사된 이번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내부 결집을 강조했다.
보수 진영 전직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단합을 당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7일 경기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소수일수록 뭉치고 단합해야 한다"며 "다수를 상대로 힘에 부치는 상태에서 분열까지 하는 싸움은 보나마나 한 결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당부가 국민의힘 내부 결집으로 이어지려면 당 차원의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정당 운영 방안에 대해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정 원내대표가 일부 당 운영 방안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장 대표와 정 원내대표가 의견을 달리한 대표적인 사안은 당협위원장에 대한 당원 직선제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을 당원 중심 정당으로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를 추진했다. 정 원내대표는 당협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당내 분열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직선제에 반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도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에 사실상 반대하는 의견을 모았다. 반면 당권파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직선제에 찬성 의견을 내비쳐 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내 의견을 수렴한 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비당권파를 압박하는 대신 포용해야 실질적인 내부 결집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 20일 ▲조경태 의원(6선·부산 사하구을) ▲권영진 의원(재선·대구 달서구병) ▲서범수 의원(재선·울산 울주군) ▲진종오 의원(초선·비례대표) 등의 당원권 정지 징계를 의결했다. 징계 사유가 각각 달랐지만 이들은 장 대표 체제에 비판적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징계 의결 이후 비당권파 의원들이 반발했고 일부 당권파 의원들도 징계 수위와 적절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계파를 초월하는 공동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내부 결집을 위한 조건으로 꼽힌다. 국민의힘의 결집은 구성원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대여 투쟁과 민생정책 추진에 나설 때 지속 가능할 전망이다. 우선 2028년 총선 승리를 핵심 목표로 설정하고 대여·민생 전략을 합의해야 당 결속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장 대표가 (징계 등으로) 당 내부를 갈라치기 한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단합을 얘기한다면 불복하란 얘기밖에 안 된다"며 "단순히 지도부를 중심으로 단합하는 것이 아니라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이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현재 지도부의 능력이 부족해 전직 대통령에게 기대고 있는 듯하다"며 "정치는 갈등을 조정하는 기능을 하는데 국민의힘은 내부 갈등을 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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