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청./사진제공=고성군



경남 고성군의 주요 산업체인 SK오션플랜트가 새 주인을 찾았지만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세다.

고성군은 기업 매각 자체보다 "지역과 약속한 투자와 고용계획이 이행되지 않은 채 매각이 이루어졌다"며 "기회발전특구 지정 해제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SK오션플랜트 모회사인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31일 보유하고 있던 SK오션플랜트 지분 35.62% 전량을 디오션자산운용에 4100억원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디오션자산운용은 오성첨단소재가 공동투자자로 참여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영권을 인수한다.

매각 작업은 지난해 본격화됐다. SK에코플랜트는 2025년 7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관련해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같은 해 9월1일 디오션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당시 매각 대상 지분은 약 37%로, 시장에서는 4400억원 안팎의 거래가 예상됐다.

이후 협상은 당초 일정을 넘겨 계속 연장됐다. 우선협상대상자 지정기간은 모두 여섯 차례 연장됐으며 최종 매각계약 체결까지 약 1년이 걸렸다.

지역사회가 반발한 것은 SK오션플랜트가 단순한 민간기업을 넘어 고성의 주요 산업정책과 직접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9월 삼강엠앤티 인수를 완료한 뒤 사명을 SK오션플랜트로 변경했다.

이후 고성 동해면 양촌·용정일반산업단지를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기지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양촌·용정지구는 157만㎡ 규모로 조성되고 있으며 2024년 6월25일 경남 제1호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됐다.

특구 사업은 SK오션플랜트를 앵커기업으로 해상풍력 관련 산업을 집적하는 것이 핵심이다. 당시 SK오션플랜트는 약 1조원을 투자하고 3600명의 직접고용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고성군은 기업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산업단지 기반시설 확충과 진입도로, 송전선로 설치 등 행정·제도적 지원을 추진했다. 올해 고성군의 주요업무 자료에도 양촌·용정 기회발전특구 조성사업과 송전선로·진입도로 등 기반시설 사업이 핵심 사업으로 포함돼 있다.

그러나 매각 추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의 우려가 커졌다.

고성군은 지난해 10월 SK오션플랜트 매각의 전면 재검토와 중단을 요구했고 경남도 역시 기회발전특구 조성사업 차질과 고용승계, 협력업체 계약 유지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당시 특구 조성 공정률은 약 60% 수준이었다.

고성군의회가 매각 반대 결의안을 채택하고 지역사회에서는 범군민대책위원회까지 출범하면서 반대 여론이 확산됐다. 대책위는 매각으로 특구 사업이 차질을 빚고 투자와 고용이 축소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럼에도 매각 협상은 계속됐고 지난달 31일 최종 계약이 체결됐다.

고성군은 이날 "고성군과 지역사회에 대한 실질적인 상생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매각이 결정된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SK오션플랜트가 당초 약속한 양촌·용정산업단지 1조원 규모 투자와 3600명 규모 고용계획을 이행하지 않은 채 매각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고성군은 "기회발전특구는 기업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기 위해 지정된 것"이라며 "당초 약속한 투자와 고용이 이행되지 않고 지역과의 상생마저 외면한다면 경남 제1호 기회발전특구 지정 해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새 최대주주가 될 디오션자산운용 측은 지역사회의 우려를 의식한 듯 고성 3개 야드를 확장하고 SK오션플랜트를 해상풍력·조선 핵심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지역인재 우선채용과 조선기술 아카데미 등 직업훈련 프로그램, 지역 협력업체 우선 거래 등 지역상생 방안도 고성군과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매각된 SK오션플랜트가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고성군이 요구하는 기존 투자·고용 약속의 이행과 새 주인이 제시한 추가 투자와 지역상생 계획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