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에 가입하고 있다./사진=뉴스1


내년부터 만 19~34세 청년이면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정부 기여금을 얹어주는 청년미래적금에 가입할 수 있다.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게는 연 4.5% 금리로 최대 200만원을 빌려주는 정책대출이 공급된다. 금융당국은 청년 자산형성과 취약차주 지원, 첨단산업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을 올해의 두 배 수준으로 늘렸다.

금융위원회는 1일 2027회계연도 소관 예산안으로 9조2417억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올해보다 4조5901억원, 98.7% 증가한 규모다. 예산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 연말 최종 확정된다.



예산 증가분은 청년과 서민금융, 성장산업 투자에 집중됐다. 청년 자산형성에 2조855억원을 배정했고 서민생활 안정에는 1조828억원을 투입한다. 미래 성장잠재력 확충 예산은 1조550억원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상화에 5000억원,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와 회계부정 신고 포상에 422억원을 편성했다.

청년 지원의 중심은 1조7000억원이 투입되는 청년미래적금이다. 그동안 적용하던 연소득 7500만원 이하 가입요건을 없애 모든 청년에게 문을 연다. 월 최대 50만원을 납입하면 정부가 기여금을 더하고 이자소득은 과세하지 않는 구조다.

지원 수준도 높아진다. 우대형의 정부 기여금 지급률은 납입액의 12%에서 15%로 올라간다. 지방 중소기업에 다니는 청년에게는 기여금 지급률 25%를 적용하는 별도 유형을 도입한다. 인상된 기여율은 올해 가입한 청년에게도 소급해 적용할 예정이다.



자산형성 지원 대상은 영유아와 미취업 청년으로도 넓어진다. 부모와 정부가 자녀 명의 계좌에 장기간 함께 적립하는 우리아이자립펀드에 1465억원을 새로 투입한다. 중위소득 50% 이하 가구에는 자녀 한 명당 연 120만원을 지급하고 중위소득 50~150% 가구에는 부모가 낸 돈에 맞춰 연간 최대 100만원을 지원한다.

취업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을 위한 청년기회자금도 신설한다. 미취업 청년이 최대 2000만원을 빌리면 취·창업 전까지 이자를 받지 않고, 소득 활동을 시작한 이후 연 2~4% 금리로 나눠 갚도록 하는 상품이다. 금융위는 재정 1027억원을 투입해 5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공급할 계획이다.

저신용자의 불법사금융 이용을 막기 위한 K-민생지킴대출도 내년에 처음 선보인다.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가 연 4.5% 금리로 100만원을 빌린 뒤 6개월간 연체 없이 갚으면 같은 금액을 한 차례 더 받을 수 있다. 만기는 10년이며 중도상환도 가능하다. 정부 예산 3000억원에 민간자금을 더해 모두 6000억원을 공급한다.

대출을 성실하게 상환하면 더 큰 한도의 제도권 금융상품으로 이동할 수 있다. 1년간 정상 상환한 차주는 연 4.5% 금리로 최대 5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미소금융 생계자금과 연결된다. 상환 기간이 2년을 넘으면 금리 연 9% 이하, 한도 최대 3000만원인 은행권 징검다리론을 이용할 수 있다. 연체가 발생한 차주의 경우 복지부 위기가구 발굴시스템과 연계해 복지·고용 지원을 안내한다.

대표적인 정책서민금융 상품인 햇살론 공급도 늘어난다. 햇살론 특례보증과 햇살론 유스에 재정 5274억원을 투입해 2조7800억원의 보증부 대출을 공급한다. 햇살론 특례보증은 올해 2조3300억원에서 내년 2조4800억원으로 확대하고 청년 대상 햇살론 유스는 3000억원을 유지한다.

코로나19 이후 빚을 장기간 갚지 못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특별 채무조정에는 5000억원을 배정했다. 장기연체채권을 매입하거나 채무를 조정해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데는 883억원을 투입한다. 4억원 이하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를 구입하는 만 39세 이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게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공급한다. 2년간 매년 3조원 규모로 운영하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최대 80%, 금리 우대 폭은 최대 2.1%포인트다.

반전세 형태로 거주하는 청년을 위한 전월세결합보증도 도입한다. 전세보증금뿐 아니라 매달 내는 월세까지 대출받을 수 있도록 보증하는 상품으로, 연간 4조5000억원씩 2년간 공급한다. 보증비율은 100%다.

첨단산업 투자에는 국민성장펀드가 활용된다. 정부는 내년 국민성장펀드에 1조원을 출자해 AI와 반도체, 우주항공 등 전략산업 투자의 마중물로 쓴다. 연기금과 금융회사 자금을 함께 끌어들여 펀드의 연간 운용 규모를 30조원에서 40조원으로 키울 방침이다.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이 추진하는 지역개발 사업에 투자하는 지역활성화투자펀드에는 500억원을 넣는다. 정부 출자금을 민간자금과 결합해 실제 투자 규모를 재정 투입액의 10배 이상으로 확대한다. 청년 핀테크 기업의 AI 기술 실증과 금융권 AI 인력 양성을 지원하는 신규 사업에도 50억원을 편성했다.

주택 건설사업의 중단을 막기 위한 PF 정상화 지원도 추진한다. 정부가 5000억원을 출자하고 민간자금을 끌어들여 2027년부터 2029년까지 총 3조원 규모의 캠코 PF 정상화 지원펀드를 조성한다. 일시적으로 자금난을 겪는 주택 사업장에 자금을 공급해 공사 중단과 주택공급 차질을 방지한다는 취지다.

주가조작과 회계부정 신고자에게 지급하는 포상금은 별도 기금으로 관리한다. 불공정거래 신고 포상금 351억원과 회계부정 신고 포상금 71억원을 공익신고장려기금에 반영한다. 신고자의 기여도가 인정되면 환수한 부당이득이나 부과한 과징금의 최대 30%를 지급하며 포상금 상한은 두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