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공제 축소와 세부담 상향 계획이 전부 백지화됐다. 하지만 거주 1주택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거주와 비거주를 구별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등 도심 아파트들 전경. /사진=뉴스1


경기 성남시 정자동에 아파트 1채를 보유한 A씨는 지난해 재산세 약 300만원과 종합부동산세 30만원을 합해 보유세로 총 330만원을 냈다. A씨가 보유한 아파트는 올해 신고된 실거래가가 20억~21억원대이다. 공시가격은 14억원으로 고시됐다.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결정된 2026년 세제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면 A씨가 올해 내야 하는 보유세는 약 300만원으로 줄어든다. 1주택자가 보유 주택에 거주하는 경우 공시가격 14억원 이하는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만약 A씨가 지방·해외 근무나 자녀 진학 등의 사유로 해당 주택을 임대하고 다른 집에 전월세 거주하는 경우 올해 내야 하는 보유세는 재산세 300만원과 종부세 약 50만원이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20만원, 올해 거주자와 비교하면 50만원을 더 낸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줄였다가, 납세자들의 반발과 여론 악화로 현행과 동일한 12억원을 유지했다. 다만 수정안도 1주택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에 차등을 뒀다.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6년 세제개편안은 논란이 된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공제 축소와 세부담 상한 상향조정을 전부 백지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여전히 거주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거주와 비거주를 구분했다.

재산세의 경우 과세 대상이나 세율 체계의 변동이 없지만 종부세는 거주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정부는 8월 세제개편안에서 1주택 거주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현행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했다. 비거주자 공제액은 9억원으로 낮췄다가 국무회의에서 다시 12억원으로 정해졌다. 직전 연도 대비 보유세가 급증하지 않도록 제한하는 세부담 상한 제도는 현행 150%에서 200%로 높이려고 했다가 취소했다.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공제 축소와 세부담 상향 계획이 전부 백지화됐다. 하지만 거주 1주택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거주와 비거주를 구별했다. /그래픽=신재민 편집위원


공시가격 12억~14억원대 아파트는 1기신도시 분당·평촌 등의 대형 평수나 신축,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고가 지역의 중소형 아파트를 보유한 일부 사례가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공시가격 12억~14억원 아파트에 직접 거주하는 경우 기존에 냈던 종부세를 내지 않게 돼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

채상욱 부동산 크리에이터(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보유세의 경우 연 기준 수십에서 수백, 수천만원 차이가 나 매도 유인이 되기에는 약하다"면서 "하지만 양도소득세는 수억에서 십수억원 차이가 나므로 고령 1주택자가 매도를 고민할 수 있다. 그리고 실거래가 40억원 이상 주택은 보유와 거주 둘 다 2028년부터 실익이 줄어 매도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도 세제 보완이 이뤄졌다. 비거주 공동명의자의 기본공제는 당초 각 4억원(총 8억원)으로 축소하는 계획에서 각 6억원(총 12억원)으로 완화됐다. 거주자의 공동명의는 종전과 같이 각 9억원(총 18억원) 공제 또는 단일 명의 14억원 중 유리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국무회의와 대국민토론 등에서 '똘똘한 한 채'가 서울 집값을 폭등시킨 구조를 지적해 왔다.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가 지방으로부터의 '상경 투자'를 촉발했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부동산 격차를 심화시켰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유세율을 언급해,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개편이 단계별로 이뤄질 것을 시사했다.

OECD 공식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보유세 부담률은 주요국 평균 대비 0.1%포인트 정도 낮은 수준이다. OECD 는 실효세율이 아닌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율을 공개한다. 2024년 한국의 GDP 대비 보유세율은 0.87%이며 OECD 회원국 평균(0.95%)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비거주 사유를 예외로 인정하기 어려운 현실의 문제가 있어 정부가 초기 강경 기조에선 한 발 물러섰지만 1주택자 거주에 대한 세제 혜택을 강화함으로써 차등을 뒀고 보유세 강화 기조는 단계별로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오는 3일 국회에 세법개정안을 제출해 심사 과정을 거친다.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야 간의 추가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