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후보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에 대한 입장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청탁 의혹 등을 놓고 야당의 집중 검증을 받을 전망이다. 야당의 반대로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오는 18일 진행될 예정이다. 김 후보자 측은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차범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준비단을 꾸렸다. 김 후보자는 오는 3일 오전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해 본격적인 인사청문회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 추진 논란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김 후보자는 올해 초 출범한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 공동대표를 맡았고 조작기소 의혹 사건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도 활동했다. 그는 지난 3월 TBS라디오 '봉지욱의 봉인해제'에서도 법무부 장관이 지휘해 이 대통령에 대한 제3자 뇌물 재판 공소를 취소할 수 없느냐는 질문에 "저는 해야 된다고 본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가 식약처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승인을 청탁했다는 의혹도 청문회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서영교 의원(4선·서울 중랑구갑)에게 "식약처 관련 내용"이라며 "송구하다"는 문자를 보냈다. 야권은 김 후보자가 2021년 10월 지인의 부탁으로 당시 김강립 식약처장에게 특정 제약사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을 챙겨달라는 취지의 민원을 전달했다는 의혹과 관련된 내용으로 보고 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오른쪽)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4선·서울 중랑구갑)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방탄 인사'라는 점을 집중 부각할 계획이다. 과거 이력을 고려했을 때 김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검찰총장 지휘·감독 권한을 활용해 이 대통령 공소 취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국민의힘에서는 "이 대통령이 결국 본인 재판 취소에 총대를 멜 법무부 장관을 낙점한 것"(장동혁 대표) "김 후보자 지명은 집권 2년 차 국정 최우선 과제가 공소 취소라는 대국민 메시지"(정점식 원내대표)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 후보자의 식약처 청탁 의혹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해당 의혹과 관련해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검사가 범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범행 동기와 경위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따라서 기소유예는 무혐의나 무죄와 같은 의미로 볼 수 없으며 도덕적 검증의 사유도 될 수 있다.



다만 야당이 반대하더라도 김 후보자의 장관 임명을 막기는 어렵다. 장관은 국회의 임명 동의가 필요한 직위가 아니어서다.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국회에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고 국회가 정해진 기한까지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할 수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지금껏 이 대통령이 '공소 취소에 대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해왔는데 이번 김 후보자 인선으로 '공소 취소를 원한다'는 이 대통령의 속내가 드러났다고 본다"며 "최근 정책 실패 등의 이유로 중도층의 이 대통령 지지율이 줄어든 상황에서 장관 임명이 강행되면 지지율 반등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자가 이 대통령 공소 취소 입장을 기존대로 유지한다면 오히려 정권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관련 내용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대책 마련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법무부 장관 임명은 야당 반대에도 이뤄질 것"이라며 "청탁 의혹 역시 도덕성 문제가 될 순 있겠지만 낙마를 이끌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