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법적으로는 국회의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도 임명이 가능하지만 여권 내부에서도 의원직 사퇴론과 추가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어 낙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용 후보자는 2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로부터 의원직 사퇴 요구에 대한 질문을 받고 "청문회를 잘 준비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청문회 전에 의원직과 장관직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청문회를 잘 준비하면서 제 생각을 잘 정리하고 또 전달해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용 후보자의 의원직 유지 문제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박선원 최고위원은 "다음 (비례대표) 순번이 있는 경우에는 당연히 비례대표직을 사퇴하는 게 맞는다"고 했다. 전용기 최고위원도 국민 눈높이를 고려해 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최민희 최고위원은 비례대표 의원의 사퇴가 "법적인 구속사항이 아니다"며 용 후보자를 엄호했다.
다른 문제 제기도 나왔다. 김윤영 전 노동당 여성위원장은 1일 SNS에 자신이 "용 후보를 비롯한 기본소득당의 주요 인사들과 같은 '비선 조직'에 소속돼 활동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이 소속된 정당의 정치적 기반이 된 비선조직과 시민단체에서 만연했던 성차별적·위계적 문화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청년 여성에 대한 당시 조직적 판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용 후보자에게 물었다.
법적으로 국회의 반대가 용 후보자의 임명을 직접 막을 수는 없다. 헌법상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국회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 국무총리와 달리 장관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임명이 가능하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가 정해진 기간 안에 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하면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국회가 이 기간에도 보고서를 보내지 않으면 대통령은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실제로 이재명 정부는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장관을 임명한 전례가 있다. 이 대통령은 2025년 7월 국회에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정동영 통일부·안규백 국방부·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을 임명했다.

다만 법적 임명 가능성과 실제 인사 판단은 별개다. 청와대는 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에 "인사 청문 과정을 통해 지금 세간에 제기되고 있는 여러 질문과 의구심에 대해서는 소명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며 우선 청문회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청문회를 거친 뒤에도 여론에 따라 후보자 거취가 달라진 전례가 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는 지난 1월23일 인사청문회를 마쳤지만 부정청약 등 각종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이어지자 이 대통령이 이틀 뒤 지명을 철회했다. 청와대는 당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성평등가족부의 전신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던 강선우 민주당 의원도 보좌진 갑질 의혹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자 2025년 7월 자진사퇴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시대]와의 통화에서 "인사청문에서 해명을 하더라도 장관 후보자로서 임명을 강행하기에는 좀 힘겨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용 후보와 관련돼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내부자들의, 같이 일했던 분들의 폭로가 시작되고 있지 않나"라며 "그런 부분들 때문에 대통령이나 민주당의 지지율이 낮아지면 정권 차원에서도 계속 강행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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