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가 내년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 예산을 확대하면서 국내 배터리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챗GPT가 만든 가상 이미지. /그래픽=챗GPT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내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국내 배터리셀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주요 전방시장인 전기차(EV)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 투입되는 예산이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다. 세 회사 모두 국내에 탄탄한 생산 기반을 갖춘 만큼 내수 수요를 발판 삼아 추가 성장 기회를 맞이할 전망이다.

2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의 내년 예산 및 기금 총지출은 25조7319억원으로 편성됐다. 올해보다 18.3%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첨단산업 성장을 뒷받침하는 전력·용수 기반시설 확충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실현을 위한 에너지 대전환 ▲국민이 체감하는 녹색 전환 ▲기후재난으로부터 국민안전 확보 등에 주안점을 뒀다.



특히 전기차 보급 예산의 경우 정부의 '전기차 주류화 시대 도약' 목표에 걸맞게 역대 가장 많은 2조1403억원이 책정됐다. 올해 1조6114억원과 비교하면 32.8% 늘어난 규모다. 보조금 지원 물량은 올해 30만대 수준에서 내년에는 43만대로 늘어나며, 택시 등 영업용 차량에도 전환지원금이 도입된다. 배달용 전기 이륜차 구매 보조금 인센티브도 기존 10%에서 50%로 늘어난다. 내년 승용차 개별소비세 감면 한도는 3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축소된다. 기후부는 줄어드는 세제 혜택분을 재정으로 전환해 전기차 보조금에 투입하는 방향으로 재정경제부와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핵심 전력 인프라로 부상 중인 ESS에도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다. 송전단 ESS 구축 지원에 5724억원, 가상송전망 대용량 ESS 설치에 24억원 등이 편성된 게 대표적이다. 최근 AI 데이터센터·반도체 등 첨단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한편 재생에너지 보급까지 확대되면서 이를 뒷받침할 안정적인 전력 인프라가 중요해지고 있다. 정부가 ESS 관련 예산을 늘려 잡은 배경이다.

전기차와 ESS 예산이 확대되면서 수혜 대상으로 국내 배터리셀 3사가 꼽힌다. 3사 모두 전기차와 ESS를 양대 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어서다. 정부 지원 속 내수 수요가 늘어나면 국내 공장 가동률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비교적 사업 역사가 짧은 ESS는 레퍼런스를 쌓을 기회로도 거론된다.



세 회사 모두 국내에 탄탄한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를 통해 원통형 2170·1865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2공장을 중심으로 차세대 원통형 제품인 46시리즈를 생산 중이다. 내년부터는 ESS용 LFP 배터리 생산 라인도 본격 가동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울산사업장을 주요 배터리 생산거점으로 두고 있다. 현재는 전기차·ESS용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기반 각형 배터리를 생산 중이다. 2040년까지 울산사업장에 약 16조원을 투자, 미래 먹거리인 전고체·나트륨 배터리에 더해 ESS용 LFP 배터리 생산 체제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SK온은 충남 서산공장에서 생산된 파우치형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체 7GWh 규모 가운데 3GWh를 ESS용 LFP 배터리 전용라인으로 전환 중이며 올해 4분기 시운전을 거쳐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세 회사 모두 올해 2분기 동반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반등 계기를 마련한 가운데 정책적 호재까지 더해지면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2분기 흑자에는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와 관세 환급, 고객사 보상금 등 일회성 요인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영업이익 1133억원을 기록했으나 AMPC 2410억원을 제외하면 1277억원의 영업손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와 ESS 관련 정부 지원 확대는 국내 배터리 수요 기반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ESS 시장 확대는 전기차 중심의 배터리 수요처를 다변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