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노동조합이 한화그룹의 KAI 지분 취득을 승인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반발하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한화그룹이 KAI 2대 주주에 올랐음에도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수준이 아니라는 이유로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본 공정위 판단을 문제 삼은 것이다.
KAI 노조는 2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앞에서 '기업결합 졸속 승인 규탄 및 재검토 촉구 집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31일 공정위가 한화그룹의 KAI 지분 15.89% 취득을 승인한 지 이틀 만이다.
노조는 "한화가 KAI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수준이 아니라는 이유로 경쟁제한성이 없는 것으로 추정하고 일반심사 대상에서 제외한 채 승인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 스스로 경영 참여를 선언했는데도 현재 실질적인 지배력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항공·우주사업에서 KAI와 한화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노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KAI가 생산하는 T-50, KF-21, LAH 등 주요 항공기 사업에 엔진과 항공전자장비, 각종 부품을 공급하는 주요 공급업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화가 KAI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다면 KAI가 가격과 성능, 기술력을 기준으로 공급업체를 독립적으로 선정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한화 계열사의 제품과 기술이 먼저 채택되거나 다른 방산업체와 협력 업체의 사업 기회가 제한될 가능성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주사업 분야에서는 경쟁 관계에 있는 한화로 핵심 정보가 노출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노조는 "한화가 KAI 경영에 참여할 경우 입찰 전략과 사업 원가, 목표 가격, 기술개발 전략, 연구개발 투자계획 등 경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정보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에 승인 결정을 즉각 재검토하고 경쟁제한성에 대한 일반심사에 나설 것도 촉구했다. 노조는 "이번 공정위 결정은 한화의 KAI 경영 참여에 사실상 길을 열어준 것"이라며 "공급 관계와 경쟁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과 핵심 정보 접근 가능성, 공급업체 선정의 독립성 훼손 우려 등을 반영해 승인 결정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이번 공정위 승인이 한화의 KAI 인수를 위한 첫 단추가 돼서는 안 된다"며 "KAI의 독립경영과 국가 항공우주산업의 공정한 경쟁질서, 조합원의 고용 안정을 지키기 위해 국정조사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언팩] 회사의 이익, 누구의 몫일까? 'N% 성과급' 논쟁](https://i.ytimg.com/vi/yu7khZeLqo8/hqdefault.jpg?width=1920&quality=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