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호조와 해외 자회사 배당소득 증가에 힘입어 7월 경상수지가 421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39개월 연속 흑자와 역대 2위 규모를 이어갔다. 사진은 지난달18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7월 국내 경상수지가 421억달러에 달하는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2023년 5월 이후 39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월간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큰 흑자 규모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보다 176% 넘게 증가하며 경상수지 흑자를 이끌었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420억8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 497억3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은 줄었지만 400억달러를 두 달 연속 웃돌았다. 2023년5월부터 39개월째 흑자가 이어지고 있다. 1~7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330억9000만달러다.



경상수지 흑자를 이끈 것은 상품수지였다. 7월 상품수지는 404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1004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65.3% 증가해 두 달 연속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수입은 600억2000만달러로 21.7% 늘었다.

반도체가 이끈 수출 호조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품목의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통관 기준 7월 수출은 989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63.0% 증가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은 411억7000만달러로 176.3% 급증했고, 정보통신기기 수출도 146.0% 늘었다.

전체 전기·전자제품 수출 역시 141.7%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올해 1~7월 누적으로도 2343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163.4% 늘었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 증가세를 이끄는 가운데 석유제품과 화공품 등 비IT 품목도 각각 35.7%, 19.1% 증가했다.

7월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 6월보다 줄어든 것은 상반기 말 수출 집중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6월에는 분기 말 수출이 집중되면서 상품수출이 1123억7000만달러까지 늘었지만, 7월에도 수출액은 1000억달러를 웃돌았다.



수입도 원자재와 자본재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통관 기준 원자재 수입은 29.1%, 자본재 수입은 36.7% 늘었다. 반면 소비재 수입은 3.0%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소비재 수입 감소만으로 내수 부진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연간 흑자 변수로

반도체 호조는 상품수지뿐 아니라 본원소득수지에도 영향을 미쳤다. 7월 본원소득수지는 43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배당소득이 38억3000만달러로 전월보다 크게 늘었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해외 판매법인 등 해외 자회사의 영업실적 개선으로 직접투자 배당수입이 증가한 영향이다.

서비스수지는 19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해외여행 성수기 등의 영향으로 여행수지가 3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하면서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전월보다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7월 3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 달성 여부에도 반도체 경기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보고 있다. 지난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4500억달러다. 1~7월 2330억9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만큼 남은 기간에도 월평균 430억달러 안팎의 흑자를 이어가면 전망치에 도달할 수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연간 전망치에 어느 정도 부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반도체 경기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전망치 달성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