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스닥 상장폐지 시가총액 300억원 기준 적용을 6개월 유예하고, 일정 요건을 갖춘 기업의 코넥스 이전상장을 허용한다. 사진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뉴스1


정부가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던 코스닥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 상향을 6개월 늦추기로 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일시적인 주가 하락으로 기업이 퇴출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일정 수준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갖춘 기업에는 정리매매 없이 코넥스로 이전상장할 수 있는 길도 열어준다.

다만 이미 지난 7월 시행된 시가총액 200억원 기준은 예정대로 유지한다. 부실기업을 신속하게 퇴출해 코스닥 시장의 체질을 개선한다는 정책 방향 자체는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기관 합동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금융·외환·부동산시장 동향과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정부와 한국거래소는 부실기업의 신속하고 엄정한 퇴출을 위해 지난 7월1일부터 코스닥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을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높였다. 당초 내년 1월부터는 이를 300억원으로 추가 상향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코스닥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추가 상향 시점을 내년 7월로 6개월 미루기로 했다.

시장 급변으로 상폐 위기 놓인 기업 보완책 마련

현재 적용 중인 시총 200억원 기준은 유지된다. 벤처업계는 최근 시장 상황을 이유로 기준 변경의 유예를 요청했지만 정부는 부실기업 정리를 통한 코스닥 시장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대신 시장 급변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기업을 위해 보완책을 마련했다.

우선 시총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더라도 재무요건을 충족한 기업은 정리매매 없이 기존 주가를 유지한 채 코넥스로 이전상장할 수 있도록 한다. 대상은 최근 3개년도 가운데 2개년도 영업이익이 흑자이거나, 최근 3년 가운데 1년 이상 영업이익 흑자를 내면서 자기자본이 200억원 이상인 기업이다. 자본잠식 기업은 제외된다. 코넥스 상장에 필요한 지정자문인 선임도 신속한 이전을 위해 일정 기간 유예한다.



지난달 26일 기준 시가총액이 200억원을 밑도는 코스닥 기업 97곳 가운데 이 같은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은 43곳으로 추산된다. 전체의 44.3% 수준이다. 시총 2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 기업도 200여곳에 달한다. 코스피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한다. 일정 요건을 충족한 상장폐지 대상 기업의 코넥스 이전을 허용하고, 내년 1월로 예정됐던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 500억원 적용 역시 내년 7월로 6개월 미룬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국내외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도 점검이 이뤄졌다. 참석자들은 각국의 국채 발행 증가와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의 회사채 발행 등 채권 수급 요인으로 주요국 정책금리 인상과 중동 긴장에 따른 유가 상승마저 겹치면서 금리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금리 상승이 취약차주와 상호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한 결과 현재까지 건전성은 대체로 양호하지만, 향후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를 경우 차주의 상환 부담과 금융회사의 건전성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정부는 국내 채권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한편 지난달 28일 발표한 취약차주 지원방안도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