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원진 부회장과 SFA 로고. /그래픽=신재민 편집위원


SFA의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 원진 부회장 보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원 부회장이 자신의 보수를 결정하는 이사회에 참여하는 데다 별도의 보상위원회도 없어 보수 산정의 객관성을 보완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원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 급여 12억500만원, 상여 1억6600만원 등 총 13억71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13억500만원)보다 5.1% 증가했다. 직원 1인 평균 급여인 3997만원보다 34.3배 높고 현직 이사 5명에게 지급된 보수 총액 18억4700만원의 74.2%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회사 실적은 뒷걸음질했다. SFA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7612억원, 영업이익 44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9.7%, 11.4% 감소했다. 자회사들의 실적 악화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차전지 전극공정 장비를 생산하는 SFA넥셀은 고객사들의 투자 일정 지연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영업이익이 14.4% 감소했다.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SFA반도체는 올해 상반기에도 12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기판 등 원재료 가격 상승과 국내외 공장 간 반도체 장비 이전·설치 비용이 수익성을 압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SFA 자체 사업도 부진했다.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463억원으로 전년 동기(509억원) 대비 9.1% 줄었다. 전기차 수요 정체(캐즘)와 미국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해 이차전지 고객사들이 설비투자와 프로젝트 일정을 미룬 영향으로 풀이된다. SFA도 올해 상반기 IR 자료에서 "지난해 상반기 저조했던 신규 수주로 매출 인식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원 부회장의 보수는 실적이 악화할 때는 유지되고 개선되면 곧바로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SFA는 2023년 영업이익 855억원을 기록한 뒤 2024년 48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원 부회장의 보수는 24억6900만원으로 유지됐다. 지난해 회사 영업이익이 859억원으로 흑자 전환하자 원 부회장의 보수는 29억8800만원으로 21% 증가했다.



원 부회장은 SFA 최대주주인 DY홀딩스의 지분 전량을 보유한 실질적 오너다. DY홀딩스는 SFA의 지분 40.98%를 가지고 있으며 원 부회장도 0.03%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 SFA는 이사회가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은 이사 보수한도 내에서 원 부회장을 포함한 등기이사의 보수를 결정한다.

SFA 이사회는 사외이사 3명과 사내이사 2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원 부회장도 사내이사로 참여한다. 경영진 보수를 별도로 심의하는 보상위원회는 설치돼 있지 않다. 한국ESG기준원은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을 통해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경영진 보수 산정 과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SFA 관계자는 "임원 보수는 고정급 비중이 높아 실적과 완전히 연동되지는 않는다"며 "올해 상반기 실적은 감소했지만 신규 수주 모멘텀을 확보한 만큼 임원 개인의 업적평가가 좋게 반영되면서 보수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지만 보상체계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보상위원회 설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