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부사장)이 5일(현지시간) 'IFA 2026' 현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이한듬 기자


LG전자가 휴머노이드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사업을 본격화한다. 자체 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경쟁사보다 가볍고 효율적인 액추에이터를 개발해 글로벌 빅테크를 대상으로 수주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부사장)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6'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서 HS사업본부의 미션은 로봇의 가장 핵심이 되는 액추에이터 부품을 하는 쪽으로 정리됐다"고 밝혔다.



액추에이터는 로봇 관절을 움직이는 핵심 부품이다. 모터와 감속기, 이를 제어하는 드라이브 PCB 등이 주요 구성 요소다. 휴머노이드 시장이 아직 표준화되지 않은 만큼 로봇 제조사별로 요구되는 사양이 다른 것도 특징이다.

LG전자는 올해 초 생활가전 사업에서 축적한 모터∙구동 제어 기술과 핵심부품 설계 역량을 기반으로 로봇용 액추에이터 브랜드 LG 악시움을 선보인 바 있다.

백 본부장은 LG전자의 가장 큰 강점으로 모터 기술력을 꼽았다. LG전자는 약 60년간 모터를 생산해왔으며, 연내 출시를 예고한 헤어드라이어 등에서 활용되는 초고속 모터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그는 "액추에이터에 들어가는 모터 역시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기술력뿐 아니라 원가 경쟁력도 갖췄다"고 강조했다. 특히 LG전자는 경쟁사 대비 액추에이터용 모터를 30% 이상 가볍게 만들고 크기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속기 기술은 아직 확보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자체 개발을 통한 내재화와 외부 업체로부터의 소싱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백 본부장은 "감속기는 휴머노이드 구조에 따라 각각 다르게 적용된다"며 "관련 기술도 현재 확보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체계 구축도 속도를 낸다. LG전자는 연내 경남 창원 사업장에 자동화된 액추에이터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여러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수주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백 본부장은 "특정 기업과 수주를 확정한 단계는 아니지만 10월에 생산 준비 상황과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파일럿 미팅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10월에는 꼭 수주를 했다는 기쁜 소식을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LG전자는 액추에이터 시장이 휴머노이드 시장 성장과 함께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산업 현장에서 피지컬 AI 적용이 본격화되는 시점을 2030년 전후로 보고 있다. 로봇이 공장뿐 아니라 가정으로까지 확산되면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수요도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LG그룹 차원의 역할 분담도 진행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LG이노텍은 센서, LG화학은 소재, LG CNS는 데이터·서비스 영역, LG전자는 로봇 관절 하드웨어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백 본부장은 "원LG 차원에서 역할을 분담해 로봇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로봇 플랫폼 역시 하나의 형태에 집중하지 않는다. 바퀴 기반 이동형 로봇과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등 여러 플랫폼을 동시에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작업 환경에 따라 최적의 로봇 형태가 달라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가정용 로봇은 산업 현장 적용 이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백 본부장은 "로봇이 가정에 가기 전까지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라며 "많은 빅테크가 산업 현장에 먼저 로봇을 적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LG전자 역시 창원 스마트팩토리 등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해 일부 공정을 학습시키고 현장 적용을 추진한다. 가정용 로봇의 핵심 과제로는 안전을 꼽았다. 산업 현장보다 돌발 상황이 많은 가정에서는 로봇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상용화의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백 본부장은 "산업 현장에 충분히 적용된 로봇이 가정으로 가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이라며 "시간은 걸리겠지만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