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중국 가전업체를 일컫는 'C브랜드'와의 경쟁에서 핵심부품 기술력과 소프트웨어, 고객 경험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선다. 단순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제품의 본질적인 성능부터 사용 편의성, 서비스까지 경쟁력을 높여 중국 업체와의 격차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부사장)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가전업체와의 경쟁 전략에 대해 "핵심 부품에서의 기술력이 전체 제품의 기술력으로 차별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강화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IFA를 비롯한 글로벌 가전 전시회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전시 공간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TV, 로봇청소기 등 특정분야에 국한됐던 제품 경쟁력을 종합 가전으로 넓히면서 국내 업체와의 기술 격차도 빠르게 좁히고 있다는 평가다.
백 본부장은 LG전자의 첫 번째 차별화 요소로 모터와 컴프레서 등 핵심부품 경쟁력을 꼽았다. LG전자는 가전제품의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하며 축적한 기술을 제품 경쟁력으로 연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가전제품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모터와 컴프레서 같은 핵심부품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며 "여기에 제어 역량, 쉽게 말하면 소프트웨어 역량을 더해 핵심부품의 기술력이 전체 제품의 기술력으로 차별화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는 것 역시 차별화 전략의 한 축이다. 단순히 제품에 AI 기능을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전제품이 고객의 사용 환경과 생활 패턴을 이해하도록 해 고객 경험 자체를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백 본부장은 가전시장의 경쟁 기준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가격과 용량이 주요 경쟁 요소였다면 현재는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고객에게 얼마나 편리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중요해졌다.
그는 "품질은 단순한 성능뿐만 아니라 고객이 사용하는 편리성, 서비스성, 조작의 편의성까지 포함한다"며 "가전 경쟁의 축이 얼마만큼 제품에 고객 경험을 담아내느냐로 바뀌고 있다"고 부연했다.
LG전자는 특히 유럽 시장에서 에너지 효율을 차별화 포인트로 활용할 계획이다. 유럽은 다른 지역보다 에너지 가격이 높아 가전제품의 에너지 효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크다는 판단이다.
LG전자는 고효율 가전제품뿐 아니라 AI 기반 에너지 관리 기술을 결합해 개별 제품을 넘어 집 전체의 에너지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히 전력 소비량이 적은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가정 내 에너지 사용 자체를 최적화하는 솔루션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원가 경쟁력도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LG전자 역시 공급망을 재편하고 재료비 절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백 본부장은 "원가를 구성하는 재료비를 절감하기 위해 공급망에 많은 변화를 줬다"며 "중국 생태계를 활용하는 부분을 포함해 재료비 측면에서도 예전보다 LG전자의 체력이 많이 강해졌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생산체계 역시 가격 경쟁력과 직결된다. LG전자는 글로벌 10개국에 12개 생산거점을 운영하며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량과 공급망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그는 "글로벌 생산거점에서 조정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며 "LG전자의 체력은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백 본부장은 중국 업체들이 향후 저가 공세를 무한정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주요 가전업체의 원가 구조 역시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중국 3대 가전사의 올해 상반기 원가 절감률을 보면 원가를 절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원가가 올라가는 구조가 나타났다"며 "C브랜드도 시장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저가 공세를 계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LG전자는 단일 기술이나 가격만으로 경쟁하기보다 핵심부품, 소프트웨어, 고객 경험, 에너지 관리, 공급망 등 제품 전반의 경쟁력을 묶어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이 같은 차별화 전략을 바탕으로 시장 지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유럽 매출을 5년 안에 두 배로 늘리고 유럽 1위 가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백 본부장은 "제품의 차별적 가치와 오퍼레이션 역량,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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