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예금 만기자금과 주식 수익금 등 목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는 수요가 늘어 은행권 방카슈랑스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금리가 오르고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자금 운용처를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예금 만기자금이나 퇴직금, 주식 투자수익금 등을 보험상품으로 분산하려는 수요가 커지며 은행에서도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올해 1~8월 방카슈랑스 판매액은 총 11조101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9조7550억원보다 13.8%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 들어 판매가 크게 늘었다. 4대 은행의 지난달 방카슈랑스 판매액은 2조9152억원으로 지난해 8월(1조3541억원) 판매액의 2배 이상이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이 보험사의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제도다. 은행 예·적금과 달리 보험사의 저축성보험이나 연금보험 등을 통해 장기간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산관리 수단으로 활용된다. 최근에는 목돈을 한 번에 넣는 일시납 저축성보험과 확정금리형 연금보험 등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시장 변동성↑…방카 문의 증가

박윤희 신한은행 프리미어 PWM 강남센터 팀장은 "최근 은행 영업점에서 방카슈랑스에 대한 문의와 가입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생명보험사의 확정금리형 연금보험과 일시납 저축성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했다.

박 팀장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는 정기예금 만기자금 상당 부분이 국내외 주식으로 이동했지만 최근에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주식 등에 투자했던 고객이 수익을 실현한 뒤 일부 자금을 안정적인 상품으로 옮기거나, 투자처를 정하지 못한 대기자금을 보험상품에 넣으려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예금 만기자금이나 퇴직금처럼 목돈이 생긴 고객들의 문의가 많다. 박 팀장은 현장에서 "'예금보다 이율이 높은 상품이 있느냐' '종합과세가 걱정된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조건을 묻는 고객들이 늘었다"고 했다.



단순히 금리가 높은 상품을 찾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은퇴를 앞둔 고객들은 매달 생활비처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는지를 따지고, 금융소득이 많은 고객은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지를 함께 살핀다. 부동산 비중이 높은 자산가들의 경우 상속 과정에서 필요한 유동성 확보를 염두에 두고 보험상품을 찾기도 한다.

보험으로 투자와 절세 동시 추구

방카슈랑스로 유입되는 자금의 성격도 단순한 '예금→보험' 이동과는 다르다는 게 박 팀장의 설명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낸 고객들이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해 일부 수익을 확정하고 안정적인 자산으로 분산하는 등 자산배분 차원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박 팀장은 "최근 1~2년간 주식투자를 해온 고객뿐 아니라 장기간 투자를 지속해온 고객들의 경우 변액저축보험에 대한 문의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고객의 자금 스케줄과 투자 성향, 절세 필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양한 운용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시장금리 상승도 이같은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3.21%로 전월보다 0.13%포인트 올랐다. 잔액 기준 총수신금리도 연 2.15%로 전월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

박 팀장은 "금리 상승기에는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이나 연금보험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수 있다"며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변액저축보험을 통한 장기·분할 투자와 함께 절세나 연금, 상속세 재원 마련 등 다양한 목적의 자금 운용 수요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방카슈랑스가 예·적금과 같은 상품은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보험상품은 가입 기간과 중도해지 여부 등에 따라 실제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고, 세제상 혜택도 상품과 가입 조건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 단순히 공시이율만 비교하기보다 자금이 필요한 시점과 납입 기간, 중도해지 가능성 등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