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4일(현지시각) 루이지애나주 어센션 패리시 도널드슨빌에서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제철소'(HPLS·Hyundai-POSCO Louisiana Steel) 기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유빈 기자


현대제철이 포스코·현대자동차·기아와 손잡고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투자해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한다. 현대제철이 해외에 짓는 첫 일관제철소이자 미국 최초의 전기로 기반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이어지는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현대제철은 4일(현지시각) 루이지애나주 어센션 패리시 도널드슨빌에서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제철소'(HPLS·Hyundai-POSCO Louisiana Steel) 기공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이보룡 현대제철 사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와 윌리엄 키밋 상무부 국제무역담당 차관, 트로이 카터·줄리아 렛로 연방 하원의원 등이 자리했다. 한국 정부에서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강경화 주미한국대사, 이경은 주휴스턴 총영사 등이 참석했다. 주주사와 지역사회 관계자를 포함한 전체 참석자는 약 250명이다.

정의선 회장은 환영사에서 "이곳에서 생산되는 철강은 현대차그룹은 물론 미국 자동차 기업들이 차세대 모빌리티를 생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에서 발전 분야에 이르기까지 핵심 산업의 기반을 구축하고 더 안전한 일터를 조성하는 데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HPLS 전기로 제철소는 철강산업이 보다 자원순환적이고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 시작점"이라며 "혁신과 지속 가능성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이곳 루이지애나에서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제철소(HPLS·Hyundai-POSCO Louisiana Steel) 조감도. /사진=현대제철


HPLS는 737만㎡(약 223만평) 규모 부지에 조성된다. 연간 생산능력은 270만톤으로 자동차강판 180만톤과 일반강판 90만톤을 생산한다. 주요 생산품은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도금강판이다.

제철소 건설에는 총 58억달러(약 8조원)가 투입된다. 합작법인 지분은 현대제철이 50%를 보유한다. 포스코가 20%,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5%를 출자한다.

현대제철은 올해 4분기 건설에 들어가 2029년 1분기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앞서 회사는 2025년 5월 미국 사업을 전담할 북미철강사업부를 신설하고 같은 해 6월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2026년 1분기에는 현대차·기아·포스코의 출자를 받아 합작법인 HPLS를 출범시켰다.

HPLS는 원료 생산부터 완제품 출하까지 한 곳에서 처리하는 일관 공정을 갖춘다. 첫 단계인 직접환원설비(DRP)에서는 철광석과 천연가스를 이용해 직접환원철(DRI)을 만든다. 이 직접환원철을 철스크랩과 함께 전기로에 투입해 자동차강판 생산에 필요한 고품질 쇳물을 생산한다.

전기로에서 나온 쇳물은 연속주조설비를 거쳐 중간 소재인 슬래브로 만들어진다. 슬래브는 열연공장에서 열연강판으로 가공된 뒤 냉연공장을 거쳐 냉연강판과 도금강판 등 자동차용 제품으로 생산된다. 외부에서 직접환원철을 조달하지 않고 원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자체 생산하는 구조다.

현대제철은 HPLS에서 기존 고로 제품보다 탄소 배출량을 약 70% 줄인 철강재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직접환원철과 철스크랩을 사용하는 전기로 공정은 석탄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고로 공정보다 탄소 배출이 적다.

직접환원설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탄소 포집·저장(CCS) 시설을 활용해 관리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직접환원철 생산에 쓰이는 천연가스를 수소로 대체하고 제철소 사용 전력도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 미국 공장에서 축적한 저탄소 제철 기술을 국내 생산시설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생산된 자동차강판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등 그룹 생산시설에 공급된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미국에 생산거점을 둔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도 판매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랜드리 주지사는 "현대제철이 북미 첫 제철소 부지로 루이지애나를 선택한 것은 숙련된 인력과 인프라, 우수한 비즈니스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대제철의 투자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루이지애나 지역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