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26'에 마련된 중국 TCL 전시부스. / 사진=이한듬 기자


중국 기업들이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26'를 장악했다. 전년대비 참가 기업 수가 대폭 확대된 것은 물론 인공지능(AI) 가전과 휴머노이드 로봇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한국 못지않은 기술력을 과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는 모습이다.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26'에는 932곳의 중국 업체가 참가했다. 지난해 약 700곳에서 1년 새 200곳 넘게 참가 업체가 늘었다. 올해 전체 참가 브랜드가 49개국 1900곳 이상인 것을 고려하면 절반 가량이 중국 업체로 채워진 셈이다.



중국 최대 TV 업체 TCL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전시회에도 메인 스폰서 자리를 꿰찼다. TCL는 전시부스에 98인치 SQD 미니LED TV 'X11L'은 물론 163인치 마이크로LED TV, 65인치 라이트 필드 3D TV 등 다양한 TV 제품을 전시했다.

특히 AI 기능을 탑재한 냉장고와 빌트인 가전, 세탁기·건조기, 에어컨, 스마트폰 등 다양한 전자제품을 전시해 TV를 넘어 종합 가전 브랜드로서의 존재감을 각인 시켰다.

전시장 한켠에는 AI가 스스로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파악해 최적의 수면 환경을 제공하는 스마트 홈의 모습을 연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 전시회에서 강조해온 AI와 가전의 유기적인 연결과 같은 형태다. 특히 TCL 가전의 AI 홈 허브 역할을 하는 로봇인 '에이미'를 전시장 곳곳에 배치, AI를 중심으로 가전과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을 강조했다.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26'에 마련된 중국 하이센스 전시부스. / 사진=이한듬 기자


하이센스도 프리미엄 LCD TV인 RGB 미니LED를 전면에 배치해 뛰어난 화질을 과시했다. 또한 AI로 요리를 보조하고 공기질을 조정하며 의류를 관리하는 한편 에너지까지 절약하는 다양한 AI 홈 생태계를 집중적으로 소개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가장 눈에 띈 제품은 '키친핏' 시리즈 냉장고다. 이 냉장고는 2.5mm 간격만 확보되면 설치가 가능하다. 문은 최대 116도까지 열린다. LG전자의 빌트인 스타일 브랜드 '핏 앤 맥스' 냉장고가 최소 4mm 간격 확보와 110도 문 열림 기능을 구현했던 것과 비교된다. 하이센스는 이번 전시를 통해 더 좁은 설치 환경에서도 보다 높은 공간 활용성을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이얼 역시 다양한 빌트인 제품을 전시장 곳곳에 배치한 것은 물론 여러 가전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사용자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스마트 홈 솔루션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올해 처음으로 IFA에 참가한 샤오미는 3300㎡ 규모의 전시장에 380여종의 제품과 차세대 기술, 실제 활용 사례를 한데 모아 개인용 기기와 스마트홈, 스마트 모빌리티를 아우르는 '휴먼×카×홈' 스마트 생태계를 공개했다.

샤오미의 '휴먼×카×홈'은 사람을 중심으로 개인용 기기와 스마트 전기차, 스마트홈 제품을 연결하는 지능형 생태계다. 단순한 기기 연결을 넘어 AI와 샤오미 하이퍼OS를 기반으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여러 상황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하도록 지원하며 사용자의 실제 필요에 맞춰 보다 직관적이고 매끄러운 스마트 경험을 제공한다.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26'에 마련된 중국 하이얼 전시부스. / 사진=이한듬 기자


샤오미는 이와 함께 AI가 서로 다른 공간의 기기와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일상에서 더욱 직관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도 소개했다. 사용자가 집으로 이동하면 시스템이 시간과 위치, 날씨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도착 전 조명과 에어컨을 조절하는 식이다.

중국 기업들의 휴머노이드 로봇도 올해 전시의 핵심이다. 세계 1위 휴머노이드 중국 기업 유니트리도 1만6000달러대 저가 휴머노이드 'G1'을 비롯해 사족보행 로봇 'GO2' 등을 선보였다. 특히 전시장 가운데 휴머노이드 G1 4대를 배치해 칼군무를 추는 모습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또 다른 중국 로봇업체인 엔진AI는 고효율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 T800을 배치해 격투기 동작을 선보이거나 춤을 추는 모습으로 호응을 샀다. 샤오미 역시 '샤오미 사이버원'을 내세웠다. 샤오미 사이버원은 전시 현장에서 손가락 하트와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동작 등을 실시간으로 구현하며 관람객과 교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홈과 휴머노이드 로봇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의 추격 속도가 거세다"며 "단순히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는 단계에서 벗어나 AI·로봇 기술과 제품·서비스를 결합하는 수준까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한국의 초격차 대응 전략 마련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