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5대 은행의 달러화 예금이 769억83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사진=뉴스1


원/달러 환율이 1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기업과 개인의 달러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다. 달러가 쌀 때 미리 사두려는 수요에 반도체 호황으로 국내에 유입된 달러까지 늘면서 5대 은행의 달러화 예금은 770억달러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달러화 예금은 지난 3일 기준 769억8300만달러로 집계됐다. 5대 은행 합산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21년 5월 이후 최대 규모로 지난 8월 말 763억달러를 기록한 이후에도 700억달러대를 이어가고 있다.



달러화 예금은 7월 말과 비교하면 10.9%(75억달러) 증가했다. 기업 달러예금은 606억600만달러로 같은 기간 9.5%(52억5300만달러) 늘었고, 개인 달러예금도 136억8100만달러로 7.6%(9억7200만달러) 증가했다. 달러 수요가 늘어난 배경에는 최근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하락이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일 전 거래일보다 8.9원 내린 1350.4원에 마감했고 장중 한때 1349.5원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7월 1일(1348.5원) 이후 1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초과 비교하면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원화 약세로 환율이 1500원대를 오르내리던 지난 3월에는 5대 은행의 달러화 예금이 500억달러대까지 줄었지만 7월 중순 이후 달러 공급이 늘면서 흐름이 반전됐다.

특히 반도체 업황 호조로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달러가 늘어난 것이 국내 달러 유동성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경상수지 흑자와 기업들의 해외 자금 조달 등이 맞물린 반면 달러 수요는 상대적으로 부진해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1350원선 아래에 안착할 경우 1300원대 초반까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달러 공급 우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미 금리 차와 경상수지 등 펀더멘털 요인도 향후 환율 방향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