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 1400원대 중반에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이 지난 6월 1550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다시 1380원대로 떨어졌다. 상반기 외국인 주식 매도와 글로벌 달러 강세가 원화 약세를 이끌었으나 하반기 들어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와 외국인 매도세 진정으로 수급 여건이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지면서 글로벌 달러 강세도 누그러졌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환율의 하향 안정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1300원대 중반에선 하락 속도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82.40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올해 상반기 원/달러 환율 평균은 1484.56원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반기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6월 평균 환율은 1528원 선까지 치솟았다.
수급이 바꾼 환율 방향…외인 매도 줄고 달러 공급 늘어
최근 환율 급락을 설명하는 핵심 요인은 국내 수급 변화다. 상반기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와 이에 따른 역송금으로 달러 수요가 커졌지만, 최근엔 수출기업의 네고 물량과 외국인 매도세 진정 등이 맞물리면서 달러 공급 우위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원/달러 환율의 적정 수준을 1300원대 후반~1400원대 초반으로 평가했다. 하 연구원은 "연말까지 반도체 기업들의 환전 수요가 상당 부분 남아 있어 달러 공급 우위가 이어질 경우 환율이 1300원대 중반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법인세 중간예납에 따른 원화 환전 수요와 지난 6월까지 이어졌던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진정된 점도 최근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았다.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는 최근 환율의 방향을 바꾼 주요 변수로 꼽힌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평균 환율 전망을 기존 1470원에서 1420원으로 50원 낮추고 3분기 1430원, 4분기 1410원을 제시했다. 연말까지 적정 레인지는 1340~1520원으로 제시했다. 문 연구원은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관련 자금 유입을 시작으로 주요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집중됐다"며 "환헤지 비중까지 높아지면서 환율 하락의 변곡점이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자금 흐름도 반전됐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월까지 환율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 주식 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가 사라진 데 이어 최근 커스터디를 통한 달러 매도 물량이 크게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역송금 수요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판 뒤 원화를 달러로 바꿔 해외로 송금하는 수요를 뜻한다. 커스터디는 외국인 투자자를 대신해 국내 자산의 매매·결제 등을 관리하는 수탁 업무를 의미한다. 민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커스터디 매도 물량이 실제 주식 매수로 이어졌는지는 아직 확인하기 어렵지만, 그동안 환율 상승을 압박했던 외국인 자금의 달러 수요가 사라진 것은 분명하다"고 봤다. 단기적으로는 1370원을 1차 지지선, 1350원을 2차 지지선으로 제시했다.
최광혁 LS증권 연구원도 지난 5~6월 환율 급등과 최근 급락 모두 펀더멘털보다는 수급의 영향이 컸다고 평가했다. 최 연구원은 "당시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졌음에도 외국인의 주식·채권 매도가 강하게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외국인 순매도세가 약해지고 SK하이닉스 ADR 자금 유입과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출회되면서 반대 방향의 수급이 형성됐다"고 했다. 다만 최 연구원은 1380원 아래로 추가 하락하려면 새로운 원화 강세 재료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전환이나 경상수지 흑자 확대 가능성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현재 수준에서 환율의 하방이 상당 부분 확인됐다는 판단이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교역조건 개선…원화 기초체력↑
국내 수급 변화와 함께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영화 BNK부산은행 자금운용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2년간 수출기업들이 벌어들인 달러를 적극적으로 매도하지 않으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이어졌지만, 올해 들어 달러 매도 물량이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수급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6월까지 환율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도 진정되면서 추가적인 원화 약세 요인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반도체 수출 호조로 수출물가가 수입물가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교역조건과 경상수지 등 원화의 기초체력도 개선되고 있다"며 "환율이 급락한 만큼 단기적으로 속도 조절은 있겠지만 하락 방향은 이어져 3분기 1400원대 초반, 연말에는 1300원대 후반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환율의 추가 하락 여부는 글로벌 달러 흐름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음에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지 않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경기 개선보다는 재정건전성 우려와 기간 프리미엄 확대에 따른 것이어서 금리 상승이 달러 강세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와 유로존 제조업 경기 개선 역시 달러 약세 요인으로 꼽았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환율의 중심 동력이 국내 달러 공급에서 미국 통화정책과 글로벌 달러 흐름으로 이동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고용·물가에 이어 소비지표까지 둔화하면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이 낮아졌고, 그동안 달러 강세를 전제로 형성됐던 포지션이 일부 되돌려졌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370~143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1400원 아래에서는 수입업체와 해외투자자의 저가 달러 매수 수요가 유입되면서 하단을 지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문다운 연구원도 "앞으로의 환율 하락이 반도체 기업의 달러 매도만으로 설명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되돌려지면서 글로벌 달러 약세가 나타날 경우 국내 수급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의 하단이 1360원 안팎까지 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환율의 추가 하락 여부는 글로벌 달러 흐름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음에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지 않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경기 개선보다는 재정건전성 우려와 기간 프리미엄 확대에 따른 것이어서 금리 상승이 달러 강세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와 유로존 제조업 경기 개선 역시 달러 약세 요인으로 꼽았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환율의 중심 동력이 국내 달러 공급에서 미국 통화정책과 글로벌 달러 흐름으로 이동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고용·물가에 이어 소비지표까지 둔화하면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이 낮아졌고, 그동안 달러 강세를 전제로 형성됐던 포지션이 일부 되돌려졌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370~143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1400원 아래에서는 수입업체와 해외투자자의 저가 달러 매수 수요가 유입되면서 하단을 지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문다운 연구원도 "앞으로의 환율 하락이 반도체 기업의 달러 매도만으로 설명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되돌려지면서 글로벌 달러 약세가 나타날 경우 국내 수급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의 하단이 1360원 안팎까지 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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