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올해 경영 목표로 제시한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 손익분기점 달성에 속도를 낸다. 대규모 유상증자로 CB(전환사채) 상환 부담을 덜어낸 만큼 하반기에는 본업의 수익성을 증명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루닛은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45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23% 성장했다. 영업손실은 419억원에서 290억원으로 줄었고 EBITDA 적자는 293억원에서 146억원으로 절반 수준까지 축소됐다. EBITDA는 감가상각 등 비현금성 비용을 제외한 영업 현금창출력 지표다.
루닛이 올해 EBITDA 흑자 전환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지난 2월 단행한 대규모 유상증자가 있다. 루닛은 2024년 볼파라 인수 과정에서 발행한 1715억원 규모 전환사채(CB)의 상환 부담에 대응하기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2115억원을 확보했다. 올해부터 투자자들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가 가능해진 데 따른 조치였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당시 "이번 유상증자가 루닛의 마지막 자본 조달"이라고 강조하며 연말 EBITDA 손익분기점 달성을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연구개발과 해외사업 확대로 적자를 이어온 만큼 외부 자금 조달보다 사업 수익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하반기 실적 개선 기반은 해외 사업 성장세다. 루닛은 볼파라 인수 후 기존 조직을 루닛 인터내셔널과 루닛 아메리카로 재편해 미국 유방암 검진 시장의 고객망과 구독형 사업 기반을 확보했다. 올 상반기 해외 매출은 434억원으로 전체의 95%를 차지했다.
항암제 개발 AI 솔루션 '루닛 스코프'도 하반기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루닛 스코프는 암 조직 등을 AI로 분석해 신약 개발과 임상시험 과정에서 환자 선별과 바이오마커 발굴 등을 지원한다. 올 상반기 매출은 2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4% 늘었다. 루닛은 매출이 하반기에 집중되는 사업 특성을 고려해 올해 목표 매출을 200억원으로 잡고 있다.
비용 효율화도 수익성 개선을 뒷받침한다. 루닛은 올 초 전담 조직을 꾸려 예산을 재정비하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왔다. 하반기 스코프 성장과 비용 절감 효과가 더해지면 EBITDA 개선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루닛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 발표 당시 3분기 실적 흐름을 어느 정도 확인하고 있었다"며 "연내 EBITDA 흑자 전환 목표를 무리 없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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