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이 신약개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승부수로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인 'B200' 128장을 확보해 후보물질 발굴과 중개연구부터 사내 업무까지 AI를 적용하고 장기적으로는 축적한 AI 역량을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SK바이오팜은 엔비디아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 AI 가속기 B200 128장을 도입해 자체 AI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에 도입하는 B200의 연산 성능은 FP8 기준 초당 576페타플롭스(PFLOPS), 약 0.58엑사플롭스에 달한다. 이번 투자는 이동훈 사장이 추진해 온 SK바이오팜의 AI 전환(AX) 전략을 연구개발 현장에 본격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그동안 AI 기술과 인력 확보에 공을 들여온 데 이어 대규모 연산 자원까지 갖추면서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고 실제 신약 연구에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B200은 SK텔레콤이 구축한 국내 최초 B200 기반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해인'을 통해 확보했다. SK바이오팜은 GPUaaS(GPU as a Service) 방식으로 대규모 연산 자원을 활용해 연구 목적과 데이터 특성에 최적화된 AI 모델을 보다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동훈 사장이 우선 겨냥한 분야는 중개연구의 AI 전환을 뜻하는 'TR-AX'다. 중개연구는 동물실험 등 비임상 단계에서 얻은 연구 결과를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결과로 연결하는 과정으로 전임상과 임상 사이의 간극을 줄여 후보물질의 성공 가능성을 판단하는 핵심 단계다.
SK바이오팜은 전임상 및 초기 임상 단계 자산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TR-AX를 핵심 연구 역량으로 키우고 있다. 자체 확보한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을 실제 연구 과제에 적용해 중개연구뿐 아니라 질환과 타깃, 화합물 전반의 분석 역량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GPU 확보는 AI를 활용한 연구 사이클을 빠르게 돌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충분한 모델 학습·추론 자원을 지속적으로 운용하면서 실험과 분석, 재학습을 반복하고 후보물질 발굴부터 연구 의사결정까지 신약개발 밸류체인 전반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SK바이오팜은 여러 업무 영역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거대언어모델(LLM)을 구축해 업무 생산성과 의사결정 효율을 높이고 회사 내부에 독자적인 AI 활용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핵심 과제인 데이터 보안과 거버넌스도 강화한다. 민감한 연구 데이터를 자체 통제가 가능한 인프라에서 운용해 보안 수준을 높이고 향후 강화될 관련 규제와 컴플라이언스 요구에도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SK바이오팜은 확보한 AI 인프라를 외부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과의 공동연구에도 개방해 오픈이노베이션과 산·학·연 협력을 지원하는 AI 연구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대규모 자체 AI 인프라는 미래 신약개발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반이라는 판단 아래 선제적으로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수준의 B200 인프라를 기반으로 신약 초기 연구개발의 핵심 역량인 TR-AX를 한층 강화하고, 신약개발 전 과정에서 AI 활용을 극대화해 연구개발의 속도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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