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배우자 당직 급여 논란에 이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승인 청탁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정부 출범 초기 장관 후보자들의 잇단 낙마를 계기로 인사수석직을 신설했지만 검증 부족이란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재산·전과 등 신상 검증을 넘어 국민 눈높이와 직무 적합성, 지명에 따른 정치적 부담까지 따지는 정무적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7일 [시대]와의 통화에서 "인사라인 내부에 대통령에게 불편한 의견을 전달할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너서클 안에서 서로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평가하며 인사를 결정하면 어떤 검증 시스템을 두더라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과 인사 책임자들이 이런 방식으로 인사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진영의 기준이 아니라 공직의 기준으로 후보자를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의 '집단사고'가 민심과 동 떨어진 인선 결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재명 정부의 인사검증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부 출범 초기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보좌진 갑질 의혹으로 자진 사퇴했고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논문 표절 의혹 등으로 지명이 철회됐다. 초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오광수 전 수석도 차명 부동산 관리 의혹이 불거져 임명 닷새 만에 사퇴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지난해 9월 인사수석직을 신설해 인재 발굴과 인사 운영 기능을 강화했다. 현재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위원장을 맡은 인사위원회를 중심으로 인사수석실이 후보자를 발굴·추천하고 민정수석실이 재산·병역·납세·범죄·수사 이력 등을 검증하는 구조다.



그러나 검증 체계를 강화하고 추천과 검증을 분리했는데도 김 후보자와 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을 막지는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한 관계자는 "정부로서는 국정철학을 공유하고 뜻이 맞는 사람을 각 부처 수장으로 세워야 하는데,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는 적임자를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며 "부동산 문제와 당내 갈등 등으로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인사 논란까지 겹쳐 과거보다 국민에게 더 크게 받아들여지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시민사회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일부 고위공직 후보자를 공식 지명하기 전 의회 인사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인준 가능성과 예상되는 반발을 점검하는데, 우리나라도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 대통령이 고위공직 후보자를 여야와 합의해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에 지명하려는 인물을 설명하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듣는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인사검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는 인사청문회 논란이 생길 때마다 반복됐다"며 "제도에 문제가 없더라도 대통령 주변이 '예스맨'으로 채워져 있다면 대통령이 특정 인물을 지명하려 할 때 반대 의견을 내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검증했는지를 넘어 문제가 확인됐는데도 후보자가 통과된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