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김 후보자의 신약 청탁 의혹과 이해충돌 우려, 음주운전 전력 등에 비춰볼 때 임명을 강행할 경우 정치적 후폭풍이 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승원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4일 과거 음주운전 벌금형과 관련해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잘못"이라며 "깊이 반성하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2006년 2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수원지법 판사로 근무했다. 김 후보자는 판사 퇴직 후 변호사로 활동하던 2008년 7월 음주운전 혐의로 수원지법에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다.
김 후보자 지명 직후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른 사안은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여부였다. 김 후보자가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공취모) 공동대표를 맡았다는 점에서다. 김 후보자는 3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 출근길에 "법무부 장관에게 직접적인 권한이 없고 검찰총장을 통해 지휘할 생각도 없다"며 공소취소 논란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후 2021년 코로나19 치료제 업체의 부탁을 받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 신속 처리를 요청했다는 청탁 의혹이 크게 불거졌다. 이 사건에 대한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헌법소원과 관련해 장관 취임 후 자신과 관련된 사건의 상대 검사를 지휘하게 될 수 있다는 이해충돌 논란도 있다.
야당은 청탁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4일 SNS에 "김 후보는 브로커를 주점에서 만나 '후원금 한도 500만원이니 일 잘 되면 후원금 넣으면 된다'고 이야기했다"며 "직접 계좌번호를 문자로 보내주기도 했는데, 이것이 뇌물공여 약속이 아니라면 도대체 뭐란 말이냐"고 적었다. 장 대표는 김 후보자가 브로커와 주고받은 내용 등을 근거로 청탁 의혹을 제기하며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여권은 김 후보자를 엄호하고 있다.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청탁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압수수색 등 전방위로 조사했음에도 혐의점이 없어 무혐의로 종결해야 마땅한 사안인데도 적반하장격으로 김승원 의원을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공소취소 논란은 김 후보자의 해명으로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보고 있다. 식약처 청탁 의혹도 김 후보자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관련 사건에서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방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인사 기조의 변화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이 대통령은 7월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오찬을 하며 "끊임없이 외연을 확장하고 구조적 다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단행된 6개 부처 개각에서는 외연 확장보다 범여권 결집에 무게가 실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를 비롯해 민주당 소속 이소영 의원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대통령실에는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과 민주당 출신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 등을 기용했다.
김 후보자 임명 강행의 정책적 이익으로는 사법개혁 추진 동력 확보가 꼽힌다. 김 후보자는 판사 출신으로 민주당 내 검찰개혁 강경파로 분류돼 왔다.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임명하면 검찰개혁에 이어 사법개혁까지 국정과제로 밀어붙일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4일 [시대]와의 통화에서 "김 후보자는 판사 출신으로 새 형사사법 체계의 실무를 안착시키고 검찰개혁에 이어 사법개혁까지 마무리할 적임자"라며 "김 후보자는 야당 공세의 대상일 뿐이고 국민 여론을 악화시킨 결정적 계기는 용혜인 후보의 욕심과 불공정, 위선이 개각 전체의 인상을 악화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김 후보자 지명이 2019년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당시와 같은 수준의 불공정 논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은 부담이다. 한국갤럽이 4일 발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는 40%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51%로 나타났다. 부정평가 이유 가운데 '인사'는 9%를 차지했다.
지지율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용혜인·김승원 후보 지명 여파로 지지율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임명을 강행해도 철회해도 지지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임명하지 않으면 지지층의 기반이 약화하고 강행하면 중도층의 지지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 교수는 "장관 임명은 인사 검증을 거쳐 밑에서 위로 올리는 경우와 대통령이 '이 사람 괜찮지 않냐'며 내리꽂는 경우로 나뉜다"며 "검증 시스템을 거친 사람은 문제가 일어날 확률이 적지만 대통령이 위에서 밑으로 꽂아 문제가 생긴 것이라면 대통령 주위에 쓴소리를 할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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