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 다목적무인차량이 시범운용을 넘어 실제 군 전력화 단계에 들어선다. 군 병력 감소에 대응해 유·무인 복합체계(MUM-T·멈티)로 전환하는 과정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방위사업청과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Arion-SMET)의 초도 양산 계약을 지난 4일 체결했다. 생산은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를 만드는 창원2사업장에서 이뤄진다. 유인 무기체계와 무인체계가 같은 거점에서 나오는 셈이다.
이번 계약은 육군의 미래 전투체계 '아미타이거 4.0'(Army TIGER 4.0)을 구성하는 핵심 무인전력의 전력화라는 의미가 있다. 육군은 기동화·네트워크화·지능화를 3대 축으로 삼고 전투의 첨병 역할을 할 지상 무인 플랫폼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군이 무인체계를 도입하는 것은 병력 감소 때문이다. 줄어드는 병력으로 더 넓은 전장을 효율적으로 방어하기 위해서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세 남성 인구는 2020년 33만4000명에서 2045년 12만7000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국방연구원(KIDA)도 현재 병역제도가 유지되면 2040년 35만명, 2040년대 중반 31만~32만명 수준으로 상비병력이 운영될 것으로 판단했다.
유·무인 복합체계는 사람이 투입되던 임무 중 위험하거나 반복적인 임무에 무인체계를 활용함으로써 제한된 병력을 보다 중요한 임무에 투입하는 게 목표다. 적의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전방 임무를 무인화하면 인명 피해를 줄이면서 부대 전투력을 보존할 수 있다. 전차와 장갑차, 보병 등 유인 전력이 전투를 주도하고 무인차량은 위험지역 정찰과 물자 수송, 부상자 후송을 맡는 구조다. 특히 여러 명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부상자 후송에 무인차를 투입하면 병력을 빼지 않고도 단독 임무가 가능해진다.
아리온스멧은 2022년 미 국방부 해외비교시험평가(FCT) 대상 장비로 선정됐고 2023년 12월 오아후섬 미 해병대 훈련장에서 성능평가를 진행했다. 무게 2톤급 6륜 구동 무인차량으로 적재능력 550kg, 최고속도 43km/h, 1회 충전 항속거리 100km의 성능을 갖췄다.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도 탑재할 수 있으며 국산화율은 98% 이상이다.
이번 사업에는 현대로템의 HR-셰르파가 함께 경쟁했고 평가 방식을 둘러싼 이견으로 1년가량 지연됐다가 지난 7월 16일 기종이 결정됐다. 1차 사업 규모는 496억원이며 방사청은 2027~2028년 전력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육군 아미타이거 4.0 전력화가 확대되면 후속 사업은 5000억원 규모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한 초석으로 풀이된다.
한국군의 실제 전력화까지 이뤄지면 해외 시장에서 제시할 수 있는 운용 실적의 성격도 달라진다. 단순히 시험평가를 거친 장비를 넘어 실제 군이 채택하고 운용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 병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으로 무인체계 도입을 확대하는 해외 시장에서 한국군 운용 경험은 수출 협상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는 이번 양산 자체를 무인화 전력의 완성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장원준 전북대 방위산업융합과정 교수(전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부장)는 "무인체계가 시제품이나 실증을 넘어 본격적인 양산·전력화 사업에 진입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라며 "기존 플랫폼에 무인체계를 결합하는 유·무인 복합체계로 넘어가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도 실제 군 운용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무인체계의 특수성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인체계는 양산 이후에도 자율주행 알고리즘과 센서, 통신, 소프트웨어 등이 빠르게 발전하기 때문에 성능개량 역시 기존 무기체계보다 민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AI와 무인체계 등에 대한 새로운 획득제도와 시험평가 체계가 병행되지 않으면 국내에서 사업을 진행하다 내수시장에만 머무르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미국이나 우크라이나처럼 빠른 성능개량을 가능하게 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뉴스언팩] 회사의 이익, 누구의 몫일까? 'N% 성과급' 논쟁](https://i.ytimg.com/vi/yu7khZeLqo8/hqdefault.jpg?width=1920&quality=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