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7월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산업통상부


정부가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에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비는 223억 달러(약 30조원) 수준이다. 후속 사업으로 대형 원전 건설도 논의되는 가운데 국내 발전설비 업체들과 건설사들의 미국 내 수주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국회 등 정치권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전날 비공개 당정 협의회를 열고 엔시날 LNG 복합화력발전소를 포함한 대미 투자 프로젝트 선정 및 협상 결과를 더불어민주당 재정경제기획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보고했다. 정부는 대미투자특별법에 따라 협상을 체결하기 전 국회에 협상 결과 개요와 규모, 향후 절차 등을 보고해야 한다. 한미 양국은 국회 보고 등 국내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오는 18일 대미 투자 프로젝트 추진 방향을 담은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엔시날 프로젝트는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지역에 총 6.3GW 규모의 LNG 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가스터빈 발전 1.4GW를 먼저 설립한 뒤 고효율 복합화력 발전 설비를 순차적으로 확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엔시날 프로젝트의 사업비는 최초 구상 당시 168억달러(약 23조)였지만 미국 측의 용수 인프라 등 추가 비용 반영 요구를 소용하며 223억달러(약 30조원)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최대 8기의 대형 원전 건설을 후속 프로젝트로 추진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총 투자 규모는 1300억달러(약 175조원)며 8기 중 6기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원자로 모형인 AP1000을, 나머지 2기는 한국수력원자력의 APR1400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원전 건설이 대미 투자 사업으로 우선 논의되는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미국 전력 수요 급증이 있다. 데이터센터 증설을 뒷받침하려면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발전설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도 데이터센터와 장기 전력구매계약을 확보하면 투자금 회수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기자재 공급 기회를 넓힐 수 있다.



프로젝트 진행이 구체화하면 설계·시공·기자재 공급 전반으로 국내 기업의 참여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 건설과 운영 경험을 갖추고 있으며 한국전력기술은 원전 설계를 담당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형 APR1400과 웨스팅하우스 AP1000에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주기기를 공급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 현대건설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시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도 후속 투자 프로젝트 후보로 거론된다. 알래스카 북부 노스슬로프의 천연가스를 약 1300㎞ 길이의 가스관으로 남부 니키스키까지 운송한 뒤 액화해 수출하는 사업이다.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회사 글렌파른이 주도하며 총사업비는 약 440억달러(약 59조원)다. 연간 최대 2000만톤의 LNG 생산·수출을 목표로 한다. 장거리 가스관과 액화시설을 새로 구축해야 하는 만큼 사업성 검증은 과제로 남아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알래스카 LNG를 위험성이 높은 사업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산업부는 현재 한미 간 협의가 진행 중이며 구체적인 프로젝트와 투자 조건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관련 법령에 따른 국회 보고와 미국 측 협의를 거쳐 실제 투자 사업을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