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주 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와 배우자 이 모 씨의 이혼소송 1심 선고가 다가오면서 재산분할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이혼이 인정될 경우 핵심 쟁점은 오늘의 스마일게이트를 일구는 데 이 씨의 기여도가 어느 정도인지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는 오는 9일 권 창업주와 이 씨의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 1심을 선고한다. 이 씨가 2022년 11월 소송을 제기한 지 3년 10개월 만이다. 이 씨는 권 창업주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의 절반을 요구하고 있으며 청구가 모두 받아들여지면 분할액은 최대 4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권 창업주는 법정 이혼 사유가 없다며 혼인관계 유지를 주장한다. 재판부가 혼인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만큼 파탄됐다고 판단하면 이 씨의 기여도를 얼마로 볼지가 관건이다.
이 씨는 설립 당시 지분 30%를 보유하고 초기 대표이사로 등재된 점을 들어 스스로를 공동창업자로 규정한다. 이 씨는 2002년 7월부터 11월까지 대표이사로 등재된 바 있다. 회사 설립과 초기 경영에 참여했고 혼인 기간 자녀를 양육한 만큼 권 창업주 재산의 절반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권 창업주 측은 이 씨가 설립 당시 자본금을 직접 출자하지 않았고 당시 직원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대표이사 등재기간 동안 별도 근무 공간도 없었고 출근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씨가 2010년 무렵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한 점도 지적한다.
스마일게이트의 실질적인 기업가치가 언제 형성됐는지에 주목할 만하다. 스마일게이트는 2002년 설립됐지만 2007년까지 뚜렷한 수익을 내지 못했다.
스마일게이트는 2007년 출시한 1인칭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가 이듬해 중국에 진출하며 성장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스페셜포스, 서든어택 등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지만 권 창업주는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텐센트를 현지 유통사로 확보하고 중국 이용자의 취향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폈다.
스마일게이트는 세계 슈팅게임 시장이 사실적인 그래픽과 전투 묘사를 강화하던 흐름과 달리 중국 이용자가 선호하는 붉은색과 황금색, 용 문양을 게임에 입혔다고 설명한다. 일반적인 개발 방향을 따르지 않고 특정 시장의 이용자 성향을 우선시한 판단이 반전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크로스파이어는 스마일게이트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80여개국에서 서비스되며 누적 이용자 11억명을 확보했고 누적 매출은 약 22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나온 로스트아크 역시 국내외에서 흥행하며 크로스파이어에 이은 두 번째 핵심 IP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스마일게이트 매출 1조4365억원의 대부분도 이들 게임에서 나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과 자주 비교되지만 재산이 형성된 과정이 다르다. 오랜 기간 사업 기반을 쌓아온 대기업집단과 달리 스마일게이트는 소규모 게임개발사로 출발했다. 이미 기반을 갖춘 대기업의 자산가치 상승과 창업자가 개발한 IP를 발판으로 성장한 게임회사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최 회장 보유 SK 주식에 대해 혼인 기간 중 경영활동으로 가치가 크게 증대됐다며 분할 대상에 포함된다고 판단한 만큼, 이 사건에도 같은 법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재산분할은 경영 공로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법원은 혼인 기간의 가사와 양육, 재산 형성과 유지에 대한 직간접적 협력 등을 종합해 분할 비율을 정한다. 재산분할 판단은 혼인 파탄이 먼저 인정돼야 이뤄지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재판부 판단이 재산분할의 개시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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