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 신약 개발의 축이 다양해지고 있다. 주요 제약바이오기업이 주도하던 시장에서 중소·중견기업의 신약 허가가 잇따르며 개발 주체도 다양해졌다. 세포치료제와 방사성의약품 등 새로운 분야에서도 성과가 나오면서 국내 신약 개발의 저변이 한층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8일 지엘팜텍과 아주약품이 공동 개발한 안구건조증 치료제 '라티카점안액 5%'를 국내 개발 44호 신약으로 허가했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첫 안구건조증 신약으로 안구 표면의 점액 분비를 촉진해 각결막 상피 장애를 개선한다.
올해 국산 신약 허가에서는 중소·중견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큐로셀과 퓨쳐켐은 지난 4월 각각 42호 신약 '림카토'와 43호 신약 '프로스타뷰'를 허가받았다. 림카토는 환자의 T세포를 유전적으로 조작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든 국내 자체 개발 첫 CAR-T 치료제다. 프로스타뷰는 전립선암 병변을 확인하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이다.
큐로셀은 림카토로 창사 이래 첫 국산 신약을 확보했으며 지엘팜텍과 아주약품은 공동 개발한 라티카로 첫 신약 개발 성과를 냈다. 퓨쳐켐은 2018년 국내 29호 신약인 알츠하이머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알자뷰'에 이어 프로스타뷰로 두 번째 국산 신약을 확보했다.
최근 몇 년과 비교하면 개발 주체의 변화가 뚜렷하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허가된 국산 신약은 모두 7개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대웅제약의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 GC녹십자의 탄저백신 '배리트락스' 등 기존 사업 기반을 갖춘 주요 제약바이오기업의 성과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중소·중견기업이 오랜 기간 역량을 집중해 온 주력 파이프라인이 허가 단계까지 도달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위탁연구(CRO)와 병원·연구기관 등 외부 인프라 활용이 확대되고 기술이전과 공동개발 방식이 보편화하면서 기업이 연구부터 임상·생산까지 모든 역량을 직접 갖춰야 하는 부담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허가심사 환경의 변화도 신속한 제품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림카토는 식약처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 대상으로 지정돼 개발 초기부터 맞춤형 상담과 신속심사를 지원받았다. 라티카점안액은 품목전담팀을 구성해 임상시험 자료와 제조품질관리(GMP)에 대한 우선심사 절차를 밟았다.
향후 관건은 중소·중견기업의 신약 허가가 수익 창출로 이어져 최근 신약 개발 흐름이 지속될 수 있는지 여부다. 림카토는 이달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건강보험공단 약가협상 등 후속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프로스타뷰는 지난달 첫 판매를 시작해 국내 의료기관 공급 확대와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라티카점안액은 약가협상을 거쳐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퓨쳐켐 관계자는 "프로스타뷰 판매를 시작했고 다른 병원의 코드 등록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판매 규모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큐로셀 관계자는 "현재 약가협상 등 국내 출시를 위한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며 "급여 등재가 완료되면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을 준비하면서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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