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7월 서울특별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12대 서울특별시의회 개원식에 참석 중인 모습. /사진=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이었던 '청년 AI 지원' 사업의 연내 시행이 불투명해졌다. 서울시의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예산이 전액 삭감된 상태다. 예산안 통과까지 최종 시한은 남아 있지만, 삭감된 예산이 복원될 가능성은 대체로 높지 않다는 평가다.

10일 시의회에 따르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조8061억원 규모의 '서울시 2026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심의를 전날에 이어 진행했다. 이날도 상임위원회 단계에서 삭감된 청년 AI 지원 예산을 복원할지에 대해 여야 논의가 이뤄졌다.



'AI 성장권 지원' 19~29세 청년 50만명에게 챗GPT·클로드·제미나이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이용권을 1년간 지급하는 내용이다. 오 시장이 지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약했던 내용이다. 서울시가 지난달 10일 발표한 제2차 추경예산에 반영됐다.

하지만 예산심사 첫 관문에서 발목이 잡혔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도시계획균형위원회는 지난 3일 예비심사에서 표결(더불어민주당 6명, 국민의힘 4명)을 거쳐 해당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청년들이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AI를 이용하도록 돕겠다는 취지에는 반대가 없었지만, 지원 대상 50만명을 산출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 등 절차적인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보건복지부와의 사회보장제도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는 부분도 미비점으로 지목됐다. 사회보장기본법상 중복 복지사업을 막기 위해 지자체가 새로운 사회보장사업을 신설·변경할 때는 복지부 산하 사회보장위원회와 협의를 거치도록 규정한다. 1인당 지원 단가가 정해지지 않은 채 총액이 편성됐다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가 있었다. 협상 결과에 따라 지원 인원이나 필요 예산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함대건 서울시의원(민주당 청년위원장)은 "예산부터 편성해 놓고 업체와 협상하려 한 것"이라고 했다.



삭감된 예산이 남은 예결특위 종합심사를 거쳐 원상복구 될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다. 이에 서울시는 오는 11일 본회의 전까지 최대한 의원들을 설득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담당 실무자는 "(의원들과) 관점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준비가 부족하다고 지적된 부분은 충분히 보완해서 진행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예결특위 소속 의원들에게 최대한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삭감된 예산을 복구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의회가 '상임위 우선주의'로 운영된다는 점에서다. 시의회 관계자는 "예결특위가 더 상위 절차이긴 하지만 감액된 것을 복원하려면 해당 상임위의 동의를 구하도록 돼 있다"며 "도시계획균형위원회가 삭감을 의결한 지 며칠 만에 다시 복원을 결정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예결특위 소속 강동길 민주당 의원은 "절차를 지켰다면 당연히 찬성했을 텐데 (서울시가) 추경을 촉박하게 편성한 면이 있다"며 "조정 기간 동안 도시계획균형위원회와 충분히 상의하겠지만 결과를 예측할 순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