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한목소리를 내던 국민의힘이 다시 내홍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윤리위)가 권영진 의원(재선·대구 달서구병)과 서범수 의원(재선·울산 울주군)에게 내린 징계의 재심 결과에 따라 비당권파가 반발할 수 있어서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초선·부산 북구갑)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참석 여부를 둘러싼 당권파와 친한동훈(친한)계의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리위는 오는 14일 권 의원과 서 의원의 당원권 정지 징계 재심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권 의원은 지난 7월23일 상임위원회 배정에 반발하는 과정에서 정점식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아 지난달 20일 당원권 정지 1년6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서 의원은 지난달 4일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참여한 국회 간담회에서 진종오 의원(초선·비례)에게 "돌려차기 한번 하시죠"라고 말해 권 의원과 같은 날 당원권 정지 10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후 두 의원은 윤리위 의결에 불복해 재심을 신청했다.



윤리위가 재심에서 기존 징계를 확정하면 비당권파의 반발이 예상된다. 권 의원과 서 의원이 평소 장동혁 대표 등 지도부와 각을 세워온 만큼 이번 징계가 비당권파를 겨냥한 선택적 징계라는 비판이 나올 전망이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조광한·김재원 최고위원은 지난 7월 각각 당내 인사를 향한 욕설과 6·3 지방선거 당시 무소속 후보 지원 의혹으로 윤리위에 제소됐지만 아직 징계 개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

두 의원 징계의 절차적 정당성과 명분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비당권파가 반발하는 근거다. 윤리위는 통상 7인 체제로 운영되지만 권 의원의 징계 절차 개시를 의결한 지난 7월27일에는 위원이 5명으로 줄어든 상태였다. 이 가운데 3명만 회의에 참석해 안건을 의결했다. 서 의원은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씨(가명)에게 사과했고 김씨도 서 의원의 징계를 원하지 않는다는 탄원서를 냈지만 윤리위는 징계를 의결했다.

국민의힘 비당권파의 한 중진 의원은 [시대]와의 통화에서 "징계 대상자들이 의도적으로 당을 해치려 했던 게 아닌 만큼 경고 수준으로 끝내고 끌어안아야 한다"며 "징계권을 막 휘두르면 당이 더 분열하고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당은 기본적으로 징계와 배제의 정치가 아닌 변화·혁신·통합의 정치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당권파와 친한계의 충돌도 예상된다. 친한계는 한 의원이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당이 도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당권파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긋는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의 코로나19 신약 청탁 의혹 공세를 주도하고 있다.

친한계로 평가받는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의원에 대한 징계를 취소하거나 청문회 기간 (징계를) 정지해 청문위원으로 넣어줄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조 최고위원은 같은 자리에서 "한 의원은 혼자 노시는 거 좋아하실 분이니 밖에서 혼자 잘 노시면 될 것"이라며 반대했다. 정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징계가 필요성에 의해 잠시 정지되는 것은 당의 존립 기반을 흔드는 것"이라고 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이 정부 내각 인사청문회 기간 원팀으로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겠지만 이는 의원들이 대여 공세를 위해 한뜻으로 움직이는 것이지 당 지도부가 주도한 게 아니다"라며 "겉으로는 임시 봉합된 것 같아도 인사청문회가 끝나면 내부 갈등이 터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비당권파를 향한 윤리위의 보복성 징계 등이 내홍의 트리거(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초선·부산 북구갑)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의 '신약 임상시험 청탁' 의혹과 관련한 제넨셀·세종메디칼 주가조작 피해자들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공동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