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대주주의 인위적인 주가 누르기를 막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평가 결과를 위탁운용사 자금 배분에 본격 반영하도록 제도화에 나선다. 단순히 의결권을 얼마나 행사했는지를 따지는 데서 벗어나 기업과의 대화 등 주주 관여 활동까지 질적으로 평가해 적극적인 운용사에는 자금 배정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의 자본시장 전담 기구인 K-자본시장특별위원회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스튜어드십 코드 평가·반영을 주제로 '주가누르기 어떻게 막을 것인가' 토론회를 열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투자 대상 기업의 경영을 점검하고 의결권을 행사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도록 하는 민간 자율 규범이다. 특위는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를 주요 과제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특위 소속 김남근 의원은 "국민연금이 자산운용사에 자금을 위탁할 때 스튜어드십 활동을 열심히 하는 곳에는 위탁 규모를 늘리고 활동이 미미한 곳은 줄이거나 필요하면 위탁하지 않는 방식까지 검토할 수 있다"며 "이런 평가와 반영이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도 기존 가점 중심의 평가 방식으로는 운용사별 차이를 가려내기 어렵다고 보고 평가 체계를 손질하고 있다. 오는 2027년 개정 스튜어드십 코드 전면 시행을 앞두고 위탁운용사의 책임투자 활동을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이동섭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실장은 "앞으로는 실제 정책이 이행되고 있는지, 이해상충 상황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의결권을 적절하게 행사했는지 등을 질적으로 평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평가 결과를 위탁운용사 선정과 자금 배분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이 실장은 "평가 결과를 주식운용실 등 해당 자산운용 부서에 통보하면 이를 토대로 자금을 회수하거나 추가 배정하고 운용사를 선정하는 데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하반기 운용사 실사를 거쳐 평가 기준의 변별력을 점검할 계획이다.
평가 항목에 의결권 행사뿐 아니라 기업과의 대화 등 주주 관여 활동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 실장은 "운용사가 스스로 마련한 정책에 기업과의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명시해 놓고도 실제로 하지 않았다면 낮게 평가할 수 있다"며 "의결권뿐 아니라 기업과의 대화까지 점검할 수 있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내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활동이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승희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내역을 분석해 대형 자산운용사 일부가 개정 상법 취지와 관련된 안건에서 평균보다 낮은 반대율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기관투자자가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를 그대로 따르는 경향이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이 실장은 "국민연금이 반대한 안건 상당수가 그대로 가결되고 있다"며 "국내외 운용사들이 의결권 자문사를 거의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하는 운용사에 대한 보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윤상녕 트러스톤자산운용 변호사는 "적극적 주주활동으로 시장이 개선되면 시장 참여자 전체가 이익을 보지만 활동 비용은 해당 운용사가 부담한다"며 "시장을 개선하려는 운용사에 인센티브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평가기관별로 서로 다른 자료를 요구하면서 운용사의 부담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감독원과 한국ESG기준원, 연기금 등이 각기 다른 형태로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며 "점검에 대응하느라 실제 스튜어드십 활동을 할 시간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위는 국민연금의 평가·인센티브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제도 개선 논의도 이어갈 방침이다. 기관투자자의 공동 주주활동을 제약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이른바 '5% 룰'(대량보유보고제도)이 대표적이다. 오기형 특위 위원장은 "점검을 위한 점검이 돼서는 안 되고 결과에 따른 확실한 인센티브와 페널티가 있어야 한다"며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의 활동을 제약하는 5% 룰 문제도 계속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뉴스언팩] 커지는 경찰권력, 견제는 충분할까? / 군인 고객 모시러 나서는 은행들](https://i.ytimg.com/vi/zrGdDM_g8ZQ/hqdefault.jpg?width=1920&quality=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