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를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을 염두에 둔 인사 개입이라고 비판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대응을 정치적 행보로 규정하며 신속한 재제청을 촉구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추천위를 존중하라'는 주장은 결국 김민기 제청하라는 소리"라며 "김민기를 대법관 만들어 기어코 이재명 무죄 선고받아내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김민기 수원고법 판사를 염두에 두고 재제청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를 반려하고 다른 후보자를 재제청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판사는 당시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 4명 중 한 명이다. 청와대는 전날 대법관 공석이 장기화하고 있다며 기존 추천위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신속히 재제청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은 '임명된 권력이 선출된 권력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선출 권력'이 '임명 권력' 위에 있다는 발상은 삼권분립을 부정하는 것이며 그것이 바로 독재의 시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히틀러도 선출 권력을 내세워 나치 독재 정권을 구축했다"며 "지금 대법원이 해야 할 일은 다른 무엇도 아닌 '이재명 재판 재개'"라고 촉구했다.
야당 지도부도 비판에 가세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원하는 인사로 대법원 구성을 좌우하기 시작한다면 앞으로 어떤 판결이 나와도 정권의 입김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대법관 인사에 대한 노골적인 개입을 즉각 중단하고 헌법이 보장한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시간은 대통령이 끌어놓고 책임은 대법원장에게 떠넘기는 격"이라며 "재판을 지울 궁리도, 임기를 늘릴 궁리도 이제 그만하라"고 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제청권 정치'로 몽니를 부리며 대법관 공백을 장기화하고 있다고 맞섰다.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조 대법원장, 판을 새로 짤 꼼수 부릴 요량으로 일방 불통 제청한 것이 아니라면 제청권 정치를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사법부 수장의 힘을 과시하거나 대통령의 임명권과 맞서기 위한 권한이 아니다"라며 "대법원 구성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온전히 보장하기 위해 행사돼야 할 헌법상 권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혹여 이미 추천된 후보자들을 제쳐두고 추천위원회부터 다시 구성해 후보군을 원점에서 다시 짜려는 것이라면 그것이야말로 대법관 인선을 장기화하는 또 다른 꼼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제청권 몽니로 대법관 공백을 장기화하지 말라"며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가 이미 추천한 후보자 가운데 신속하게 재제청 절차를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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