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조 내부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반도체(DS)와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간 성과급 격차가 조합원들의 이해관계 차이로 번진 데 이어 노조 지도부를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까지 불거지면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오는 16일부터 22일까지 모바일 전자투표 방식으로 총회를 열고 이송이 부위원장과 이원일 광주지회장에 대한 불신임안, 조합원 가입 자격을 DS부문 근로자로 한정하는 규약 개정안을 표결한다. 불신임안은 각각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규약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재 노조에 가입한 DX부문 조합원은 탈퇴 처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갈등의 핵심에는 DS와 DX 간 성과급 차이가 자리 잡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5월 평균 임금 6.2% 인상과 사업성과 기반 10.5%의 DS부문 대상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사내주택 대부 제도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임금협상을 체결했다. 해당 합의는 초기업노조가 주도했다.
특별경영성과급은 DS부문에만 신설됐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실적 개선으로 메모리사업부 직원이 받을 성과급은 연봉 1억원과 올해 영업이익 300조원을 전제로 한 단순 계산상 세전 6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특별경영성과급 부문 배분분 1억6000만원과 사업부 배분분 3억8000만원,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5000만원을 합한 금액이다. 특별경영성과급은 세후 전액 자사주로 지급된다. DX부문과 CSS사업팀은 상생협력 차원에서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받는다.
DX부문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노조 운영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확대됐다. 사업부별 실적과 보상 체계가 다른 상황에서 DS부문 직원 입장을 대변하는 초기업노조가 DX부문의 이해관계까지 아우르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내부 이견이 커졌기 때문이다. DX부문 중심의 동행노조는 전사 재원을 활용한 성과급 통합분배를 요구하며 공동교섭단에서 탈퇴했다.
성과급을 둘러싼 차이는 단순한 임금 문제를 넘어 노조의 의사결정 구조와 조직 운영에 대한 갈등으로 번졌다. 이번 표결에서 규약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노조 내부의 세력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두 간부에 대한 불신임안까지 가결되면 DS와 DX 노조가 사실상 별도 조직으로 나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더해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을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까지 겹치며 내홍도 심화하고 있다. 최 위원장의 장인이 운영하는 업체가 노조와 집회 물품·용역 계약을 맺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계약 과정의 적절성과 지도부의 이해충돌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계약 규모는 3억7000만원이며, 최 위원장은 계약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내부에서는 가족 관계가 있는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만큼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비판이 불거지고 있다. 노조 지도부는 두 간부가 최 위원장과 관련한 내용을 외부에 제보했다고 보고 불신임 절차에 들어갔다. DX 측에서는 반대 세력 축출이라는 반발이 나온다.
노조가 DS와 DX를 중심으로 사실상 분리될 경우 회사와의 교섭 방식 역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초기업노조의 교섭대표노조 지위가 흔들리거나 공동교섭 체제가 무너질 경우 2027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서도 교섭 주체와 의제 설정을 둘러싼 새로운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급 격차에서 시작된 갈등이 지도부 논란과 조직 분열 가능성으로까지 번지면서 삼성전자 노조가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며 "노조 내홍이 장기화할 경우 사측과의 교섭력 약화는 물론 조합원들의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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