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해상운임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계의 하반기 전략이 주목된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제 유가와 물류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월 둘째 주 3662.18을 기록했다. 전주 3590.05보다 72.13포인트 올랐다. 지난 7월 말 이후 7주 연속 상승세다. 2024년 기록한 역대 최고인 3733.8에도 근접한 수준이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하며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데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우회 수송로로 활용해온 동서 송유관마저 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해상운임 추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냉장고·세탁기·TV 등 주요 가전제품은 부피와 중량이 커 선박 운송 의존도가 높은 만큼 운임 상승이 제품당 물류비 증가로 직결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 고운임 장기화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가전업계의 물류비 부담은 이미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운반비는 1조32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여기에 메모리 등 주요 부품 가격 상승까지 이어지면서 가전사업 부문의 원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수익성 방어를 위해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와 비용 효율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상운임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제품 가격에 비용 증가분을 모두 전가하기도 쉽지 않다. 가격 인상이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제품 믹스를 개선하고 물류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비용 상승을 흡수하는 전략이 중요해졌다.
LG전자 역시 물류비 상승을 피해가기 어렵다. LG전자의 상반기 운반비는 1조52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늘었다. LG전자도 해상운임 상승이 이어질 경우 하반기 물류비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2분기 실적발표 당시 하반기 해상운임 입찰 과정에서 선사들의 운임 인상 요구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과 B2B 사업 확대, 생산거점 다변화, 장기 운송계약 등을 통해 비용 상승을 흡수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기업간거래(B2B), 빌트인, 상업용 세탁기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브라질·인도 등 현지 생산을 강화해 생산과 판매 지역을 가깝게 가져가는 방식이다. 이는 해상운송 거리를 줄여 물류비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환율과 공급망 리스크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부사장)은 최근 IFA 2026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원재료비, 물류비는 사업을 하면서 발생하는 변수지만 이제는 상수로 보고 있다"며 "유연한 생산체계와 공급선 다변화, 장기계약, 생산지 조정 등을 통해 리스크를 만회하는 대응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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