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 마감 직전 터진 전산장애가 입시 공정성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접수가 1시간 연장되는 사이 일부 대학이 경쟁률을 공개하면서 일부 수험생들이 이를 보고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원서접수를 민간 두 곳이 과점하는 구조를 손봐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연장된 접수 시간에 경쟁률이 공개된 대학에 새로 지원한 일부 수험생을 특정해 접수 이력을 분석하고 있다. 불공정 사례가 확인되면 접수 취소까지 검토할 방침이다.
전산장애는 지난 11일 오후 5시50분쯤 원서접수 대행사 유웨이어플라이 시스템에서 발생했다. 2027학년도 수시 접수 마감을 10분 앞둔 시점이었다. 시스템은 30분 뒤인 오후 6시20분쯤 복구됐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오후 6시 마감 예정이던 대학의 접수를 오후 7시까지 연장했다.
구제 절차는 전날 시작됐다. 교육부가 추산한 구제 대상은 최대 1200여명이다. 대상 대학은 유웨이어플라이가 접수를 대행하는 경북대·경희대·중앙대 등 56곳이다. 신청은 16일 오후 6시까지 받는다. 장애가 난 오후 5시50분 기준으로 원서를 작성·저장했거나 결제를 시도한 기록이 있어야 하고 기록에 남은 전형과 모집단위로만 원서를 낼 수 있다.
논란의 핵심은 연장된 1시간에 공개된 경쟁률 정보다. 대학들은 통상 접수가 끝난 뒤 최종 경쟁률을 공개한다. 마감이 오후 7시로 늦춰졌는데도 일부 대학은 오후 6시 기준 지원현황을 그대로 내놨다. 수시는 지원이 최대 6회로 제한되는 데다 마감 당일 일정 시각까지 경쟁률이 공개돼 '눈치지원'이 일반화된 구조다. 연장 구간에 원서를 낸 수험생은 사실상 확정된 경쟁률을 보고 지원할 수 있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장애를 걱정해 일찍 원서를 낸 쪽이 손해를 봤다는 불만이 잇따랐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에게 "이번 사태 해결의 기준은 형평성·공정성"이라며 "선의의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대교협과 대행사가 시스템 복구에 먼저 매달리면서 대학에 전달되는 안내에 시차가 생겼다고 밝혔다. 성윤석 유웨이어플라이 대표이사는 전날 대교협에서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혼란을 끼친 데 대해 사과했다.
원서접수를 민간 두 곳이 나눠 맡는 구조도 도마 위에 올랐다. 2007년 EBS가 사업을 접은 뒤 유웨이어플라이와 진학어플라이의 복점(두 사업자의 과점) 체제가 굳어졌다. 영국은 단일 비영리기관인 UCAS(대학입학지원서비스)가 학부 지원 대부분을 한데 모아 받는다. UCAS는 지원자 수를 마감 뒤 사후 통계로만 공개한다. 2025년 1월 마감분 통계는 보름 뒤 나왔다.
교육부는 대학과 대행사의 계약 구조에 관리·감독 사각지대가 있었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교원단체와 학계에서는 시스템 안정성과 관리 체계부터 손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현재 대입 원서접수가 소수 민간업체를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국가적으로 중요한 대입 업무의 안정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최종 책임까지 민간에 맡겨둘 수는 없다"며 "특정 업체의 시스템 장애가 전국 대학과 수험생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교육 당국의 관리·감독 책임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도 "이번 사태의 핵심은 민간 업체의 서버 관리와 투자, 시스템 장애 대비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교육 행정에서는 절차적 공정성도 중요하지만 이번처럼 시스템 오류로 직접적인 피해를 본 수험생들의 피해를 줄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그는 "대입 원서접수는 공공성이 높은 입시 인프라인 만큼 민간 업체에만 맡겨놓는 현 구조는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공공 주도의 원서접수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무산됐다. 지금은 당시보다 법적·제도적 여건과 시스템 구축 환경이 달라진 만큼 정부가 원서접수 시스템을 적극 관리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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