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항소심에서 명태균씨에게 돈을 건넨 오 시장의 오랜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가 자의(自意)로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취지의 새로운 녹취록이 나왔다. 이 녹취록이 2심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 측은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에 2021년 3월6일과 같은 달 13일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김씨와 명씨 간 통화 녹음 파일을 제출했다. 이들의 통화 시점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후보로 오 시장이 선출된 이후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를 논의하던 때다.
[시대]가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3월6일 통화에서 명씨에게 "거기서 원한 것도 아니고, 내(나) 혼자 해가지고"라고 말했다. 김씨 측은 "'거기'는 오 시장 선거 캠프를 의미하는 것으로, 오 시장 측의 요구가 아니라 김씨가 혼자 결정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돈을 줬다는 취지"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명씨를 만난 경위에 대해 "나는 시장에게 직접 얘기 들은 것도 없고, 철원이(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가 얘기해서 내가 본 거야"라고 말했다. 녹취록에는 명씨가 "나는 형님하고 오 시장하고의 관계를 잘 몰랐으니까"라고 말하자 김씨가 "그것도 오 시장이 직접 소개해준 게 아니다"라고 말하는 대목도 담겨 있다. 명씨는 통화 말미에 "뭐 오 시장 관계없이 형님하고, 형님이 그래 도와주고 해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녹취록의 대화 맥락을 보면,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김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시켰다는 검찰의 공소사실과 배치된다는 게 김씨 측 주장이다. 김씨 측은 지난 7월 1심 판결 선고 이후 제주도 별장에 있던 옛 휴대전화에서 이 녹음 파일을 발견했다고 한다.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지난 7월23일 공소사실에 포함된 여론조사 10건 중 5건에 대해 오 시장 측이 의뢰했고, 김씨가 여론조사 비용 2100만원을 대납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선고되면 직을 상실하고,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항소심 재판부는 16일 김씨 측이 제출한 녹취록과 녹취파일의 증거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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