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여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글로벌 긴축이 재점화했다. 7·8월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올린 한국은행도 추가 인상 압박을 받게 됐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16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7월 이후 3년2개월 만의 인상이며 표결은 12대 0 만장일치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취임한 뒤 나온 첫 인상이기도 하다.
함께 공개된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은 지난 6월 3.8%에서 4.1%로 높아졌다. 18명 가운데 12명이 연내 한 차례, 4명이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제시했다. 내년 말 중간값도 4.1%로 같아 연내 한 번 더 올린 뒤 내년에는 동결하는 경로를 시사했다.
인상 배경에는 유가가 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고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 직후 SNS에 "미국의 금리는 1%이거나 그보다 낮아야 한다"고 적으며 반발했다.
긴축 압력은 미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일본은행은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연 1.00%에서 1.25%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14일 외환시장 전문가 14명에게 물은 결과 전원이 인상을 점쳤다. 인상하면 1995년 이후 31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한은은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3.00%로 두 차례 연속 올렸다. 이번 연준 결정으로 한미 금리 역전 폭은 상단 기준 0.75%포인트에서 1.00%포인트로 벌어졌다. 한은이 9월 15일 공개한 8월 27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금통위원 6명이 인상에 찬성했고 황건일 위원은 동결을 주장했다. 다수 위원은 반도체 호황이 만든 수요압력과 수도권 주택가격·가계부채를 근거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물가는 이미 목표를 웃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식료품·에너지 제외 근원물가는 3.4% 상승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2023년 5월 이후 3년3개월 만에 가장 높다. 한은은 8월 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근원물가 상승률을 모두 2.5%로 제시했으나 국제유가가 점차 하락한다는 전제를 깔았다. 의사록은 중동 교착이 길어질 경우 내년 물가상승률이 기본 전망보다 0.4%포인트 높아진다고 추정했다.
한은의 다음 카드는 10월 금통위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에도 고유가가 유지되고 연준의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다음 금리 인상 시점이 4분기로 앞당겨질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입장에선 금리 상승보다 환율 상승을 더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9.2원 오른 1368.6원에 주간 거래를 마쳐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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