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공개한 아트리아 AI 자율주행 시연 영상. 박민우 현대자동차그룹 첨단차플랫폼본부(AVP)장 사장이 합류 구간에서 차량의 주행 판단에 대한 아쉬움을 짚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영상 캡처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차의 실수를 그대로 공개했다. 지난 13일 내놓은 주행 영상에는 차가 길을 잘못 들고 망설이는 순간까지 담겼다. 잘 달리는 장면만 추리지 않았다. 어디가 부족하고 무엇을 고칠지도 함께 설명했다. 늦게 출발한 회사가 실력을 숨기지 않았다.

자율주행 인공지능 '아트리아 AI'를 얹은 시험차는 경기 판교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달렸다. 동작대교 분기점에서는 갈 길을 헷갈려 엉뚱하게 차선을 바꿨다. 보행자와 오토바이가 뒤엉킨 우회전 구간에서는 횡단보도가 비었는지 확인하느라 한참 멈춰 섰다. 대개 장면은 편집에서 사라지는데 그렇지 않았다.



조수석에는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가 앉아 차가 헤맬 때마다 이유를 짚었다. 차로가 사라지는 구간에서 차가 뒤늦게 진로를 바꾸자 그는 "자동으로 하기는 했지만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고 했다. 차가 달리는 내내 그는 자기 회사 기술을 뜯어봤다.

앞선 시연회 발표도 다르지 않았다. 박 사장은 "좋은 자동차를 만드는 것과 좋은 AI를 만드는 것은 완전히 서로 다른 역량"이라고 말했다. 정해진 설계대로 완성도 높은 제품을 거듭 만들어내는 일과 데이터를 먹여 모델을 계속 고쳐나가는 일은 다르다는 것이다.

기술 발표회란 가장 잘 된 장면만 골라 내보이는 자리다. 그 자리에서 못하는 것부터 꺼내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부족함을 정확히 짚는 눈과 그것을 고칠 방법이다.



자율주행은 한 번의 시연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매일 도로에 나가 문제를 찾아 그 문제를 학습시켜 고치고 고친 결과를 다시 도로에서 확인해야 한다. 그 반복된 행동이 기술을 발전시킨다. 실수를 감추면 개선될 수 없다. 이번 공개가 개발 방식의 변화로 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갈 길은 여전히 멀다. 현대차그룹은 늘 뒤에서 출발해 앞을 따라잡아 온 회사다. 그 추격을 가능하게 한 것은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냉정하게 아는 눈이었다. 이번에는 못하는 것을 먼저 보여줬지만 다음에는 그 부족함을 얼마나 메웠는지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