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난 후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기준금리를 올린 이유를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연 3.75∼4.0%로 0.25%포인트 올렸다.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완화에서 긴축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전면 전환한 것이다. 지난달 3.0%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한국은행도 조만간 금리를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을 받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를 급하게 매입했거나, 주가 상승을 기대하며 '빚투'에 나선 2030 청년들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미 연준은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만장일치로 금리인상을 결정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맹백한 건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너무 오래 지속 됐다는 점"이라고 인상의 이유를 설명했다. 금리를 낮추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정면으로 거스른 결정이다. 40조 달러를 넘어선 미 정부 부채에 대한 우려로 30년물 국채금리가 19년 만의 최고치인 5.4%까지 치솟자,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보다 시장의 움직임을 중시할 수 밖에 없는 연준이 금리를 높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인상으로 0.75%포인트까지 좁혀졌던 한미 금리차는 다시 1.0%로 확대됐다. 금리가 높은 미국으로 한국 내의 달러 자금이 빠져나가는 걸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7%대 후반까지 높아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머잖아 8%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집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대출 한도인 6억 원까지 빚을 '영끌'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15억 원 이하 아파트를 사들이고 있는 청년, 중산층 차주의 빚 부담도 한층 늘어나게 됐다.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주가 상승기에 빚을 내 투자했다가 7월 주가 폭락으로 발이 묶인 '빚투' 개미들 사정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코스피가 7,000을 넘어 9,100선까지 높아지는 동안 개인들이 순매수한 주식 규모만 80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6,700선인 코스피가 다시 7,000선을 크게 넘어서야 손해를 줄일 기회가 생긴다는 의미다. 문제는 미 국채를 사두면 연 4∼5%의 이자를 챙길 수 있는 상황에서 변동성이 큰 한국 증시에 외국인, 해외 연기금 등이 단기간 내에 복귀할 가능성이 낮고, 그만큼 주가 추가 상승도 어렵다는 점이다.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압력으로도 막지 못한 미 연준의 긴축 전환은 부동산, 주식에 빚을 내 투자해 돈을 버는 시기가 끝나간다는 분명한 신호다. 개인, 기업의 부채 관리가 그만큼 중요해졌다. 이런 때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최고가 아파트'를 잡는 대신 중저가 주택의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 증시 대책 역시 주가부양이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올 수 있는 안정적 시장을 조성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 초과세수에 의지해 재정지출을 과도하게 늘리는 건 다시 인플레와의 전쟁에 접어든 글로벌 경제의 흐름에 역행하는 일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