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사진=뉴스1


#. A씨는 친구 4명의 항공권을 총 5000달러(약 740만원)에 카드로 한꺼번에 결제했다. 한 달 뒤 이 가운데 1명분인 1250달러를 취소했지만, 그 사이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80원에서 1400원으로 80원 떨어졌다. 이에 당초 결제금액 기준으로는 185만원이 취소돼야 했지만 실제 환급액은 175만원에 그쳤다. A씨는 뒤늦게 10만원의 환차손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한 뒤 카드사에 직접 보상을 신청해 차액을 돌려받았다.

앞으로는 이처럼 해외 카드결제를 취소할 때 환율 하락으로 발생한 환차손을 소비자가 일일이 찾아내 보상을 신청하는 일이 줄어든다. 카드사가 원래 결제 건을 찾아 자동으로 환차손을 보상하는 범위가 넓어지고, 이달부터는 해외결제 취소 시 외화 금액뿐 아니라 실제 원화 취소금액도 문자 등으로 안내한다.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는 22일 해외 카드결제 취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불이익을 줄이기 위해 카드사의 환차손 자동보상 체계를 개선하고 관련 안내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현재 카드사는 해외 카드결제가 취소되면 원칙적으로 최초 결제 당시 적용된 환율을 기준으로 취소 처리한다. 결제 후 환율이 떨어졌더라도 소비자가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떠안지 않도록 카드사가 차액을 부담하는 구조다.

문제는 카드사 시스템이 원래 결제 건을 제대로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다. 해외 가맹점이 취소전표에 승인번호 등 결제정보를 잘못 적거나 누락하거나, 여러 물품을 한꺼번에 결제한 뒤 일부만 취소할 경우 원거래와 취소거래가 자동으로 연결되지 않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 경우 최초 결제 당시 환율이 아닌 취소전표가 접수된 시점의 환율이 적용되면서 소비자가 예상보다 적은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소비자가 직접 취소금액을 확인해 환차손 발생 사실을 알아내고 카드사에 보상을 신청해야 했다.

앞으로 카드사는 취소전표에 적힌 일부 정보가 원거래와 일치하지 않더라도 승인번호와 가맹점명, 결제일, 결제금액 등 여러 정보를 종합해 최초 결제 건을 찾아낼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을 고도화한다. 여러 건을 한꺼번에 결제한 뒤 일부만 취소하는 거래도 자동으로 원거래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매칭 범위를 넓힌다.

전산시스템으로도 원거래를 찾지 못한 취소 건은 카드사 담당자가 직접 결제 내역을 추가로 확인하는 절차를 새로 도입한다. 소비자가 별도로 보상을 신청하지 않아도 카드사가 원거래를 확인해 환차손을 보상할 수 있도록 한다.

소비자가 취소금액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도 강화한다. 카드사는 이달 중 해외 카드결제 취소 완료 문자를 보낼 때 기존 외화 취소금액뿐 아니라 실제 원화 취소금액도 함께 알린다. 전산시스템 고도화와 담당자 확인 절차 등 개선방안은 카드사별 시스템 개발 기간 등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금감원은 "이번 개선 방안을 통해 소비자가 별도로 보상을 신청하지 않아도 환차손을 보상받을 수 있는 취소거래가 확대될 것"이라며 "해외 카드 이용 소비자의 불편을 개선하고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