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 사진=뉴시스


추석 연휴에도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의 경영 시계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해외 출장과 현안 점검, 경영 구상에 골몰하며 명절 연휴를 글로벌 사업 전략을 가다듬는 시간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올 추석 연휴 기간 해외 출장길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 회장은 삼성을 본격적으로 이끌기 시작한 2014년부터 명절 연휴를 활용해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소화하는 등 '명절 글로벌 현장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미국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뉴욕에서 28일(현지시각)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갈라가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 밴 플리트상 수상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로, AI와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확대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이 회장이 행사에 참석할 경우 황 CEO와의 만남을 비롯해 AI·반도체 협력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정의선 회장은 연휴 기간 국내에 머물며 하반기 경영 현안과 내년 사업 전략, 투자 현황 등을 점검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수요 변화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통상 환경 변화를 현대차그룹의 당면 과제로 꼽는다. 앞서 정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새만금 투자와 대미 투자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부터 새만금에 9조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AI·로봇·에너지 등을 결합한 미래산업 거점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최태원 회장과 구광모 회장은 연휴를 해외에서 보낼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이재명 대통령의 멕시코 국빈 방문에 동행해 25일(현지시각) 멕시코시티에서 열리는 한-멕시코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현지 기업인들과 만나 에너지·AI·디지털·방산 등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멕시코는 북미 시장을 겨냥한 국내 기업들의 생산·수출 거점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글로벌 사업뿐 아니라 미국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공급망과 통상 환경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미국 뉴욕으로 이동해 코리아소사이어티 갈라에 참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구광모 회장 역시 멕시코에서 현지 사업장을 둘러보며 북미 사업 전략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멕시코를 북미 시장을 겨냥한 주요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를 찾아 사티아 나델라 CEO 등과 최고경영진 회의를 갖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논의한 만큼, 이번 멕시코 방문에서도 AI와 전장·가전 등 미래 성장사업과 북미 시장 전략을 직접 챙길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에서는 올해 추석 연휴 총수들의 행보가 단순한 현장 방문을 넘어 하반기 사업 전략과 내년 투자 방향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통상 압박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AI 산업 경쟁이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총수들이 휴일을 활용해 해외 현장과 주요 파트너를 직접 챙기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