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가 개인정보 보호를 직접 챙기는 책임경영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한 민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개인정보위와 통신 3사 CEO가 공식 석상에서 마주 앉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송경희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로 국민들이 큰 불안을 겪었다"며 "사고가 나기 전에 위험을 미리 들여다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예방 중심의 개인정보 보호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 3사는 이 자리에서 '국민이 신뢰하는 AI·디지털 사회를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개인정보 보호를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고 CEO와 이사회가 관련 현황을 상시로 들여다보는 책임 체계를 세우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는 "개인정보 사고는 발생한 이후 아무리 잘 대응하더라도 잃어버린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기 어렵다"며 "가장 좋은 개인정보 보호는 위험을 미리 차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윤영 KT 대표는 지난해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국민과 정부에 심려를 끼쳐 KT 대표이사로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같은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역시 "AI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개인정보 보호는 기술적 과제를 넘어 기업의 책임경영 영역이 되고 있다"며 "사고 발생 이후 대응에 머무르지 않고 사전 예방 중심의 보호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전문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향후 5년간 정보보호에 7000억원을 투입하고 '프라이버시 퍼스트'를 전 임직원의 업무 원칙으로 삼아 서비스 기획 단계부터 개인정보 보호를 반영하기로 했다. KT는 같은 기간 보안과 IT 현대화에 2조2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 역시 CEO와 경영진,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가 지속해서 체계를 점검, 사전예방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공동선언은 지난 11일 시행된 개정 개인정보보호법과 맞닿아 있다. 개정법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CEO의 최종 책임을 명시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CPO)의 역할을 강화했으며 지정신고제를 새로 도입했다.
송 위원장은 통신 3사에 연말까지 자체 점검과 개인정보 취급자 교육을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대리점·판매점으로 이어지는 유통망 전반의 관리·감독도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상대적으로 관리가 취약할 수 있는 판매점까지 통신사가 직접 감독해 달라는 취지다.
AI 관련 제도 개선 논의도 오갔다. 통신 3사는 내년 3월 시행되는 AI 특례의 실효적 운영을 위한 사전협의 체계를 요청했다. 공개정보·가명정보·정당한 이익 등 AI 개발에 적용되는 개인정보 처리 근거를 명확히 하고 기업 실무를 반영한 AI 에이전트 지침을 마련해 달라는 의견도 전달했다.
개인정보위는 관련 제도를 정비 중이며 에이전트의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안내서를 연내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통신 3사는 개인정보 관련 현안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민관 소통 채널 개설을 제안했으며 개인정보위는 산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불합리한 규제와 제도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개인정보 보호는 담당 부서만의 일이 아니라 CEO가 직접 챙기고 전사가 함께 책임지는 경영의 핵심 과제가 돼야 한다"며 "오늘 통신 3사의 공동 선언이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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